우리집에는 이혼한 처남의 자식, 그러니까 조카녀석이 하나 와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자식만도 3명이나 되는데 친정붙이를 하나 더 달고 살아야 하는 아내는 늘 내게 눈치아닌 눈치를 본답니다
나는 괜찮다고 하는 데도 뭐가 그리 미안한지...늘 그렇게 내 눈치를 봐서 조카를 애물단지 취급을 한답니다. 속마음은 보물단지인 줄 잘 아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며칠전 어버이날. 그 조카 녀석이 아침부터 안절부절을 못하는 겁니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방저방을 들락거리며 라디오를 붙잡고 통하정을 하는 겁니다
그날 아침. 어버이날인데 우리 자식 셋은 모두 편지 한 통을 써 왔는데 그녀석만 편지를 안 쓴겁니다..저는 속으로 은근히 화가 나더라고요
역시 남의 자식 키워도 소용없나 싶은게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제 고모와 제게 편지를 열심히 써서 제 고모가 잘 듣는 이 방송 프로에 보냈다는 겁니다. 그래서 방송을 기다리느라 그렇게 안절부절 못했던 거구요...
그런데 끝내 방송이 안 되어서 제 고모와 저는 결국 그 편지를 못받아보게 되었네요.
어린 마음에 방송이 안 되자 상처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며칠 내로 신청곡만이라도 틀어주실 수 없을까요?
이창휘 노래 "괜찮아요"를 신청했던 모양입니다
제 고모가 좋아한다고요....
며칠 내내 풀이 폭 죽어 있는 조카를 보다가 안타까워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집 애물단지. 보물단지에게 힘을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