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오물조물한 아이들에게서 4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삐뚤빼뚤 눌러 쓴 막내부터 중학교 2학년 딸아이까지 글씨도 가지각색 내용도 제각각이였습니다. 5학년 아들 녀셕은 효도 상품권 3장을 넣어서 보냈습니다. 정성껏 만들어진 상품권에 엄마가 원하는 내용을 써서 주면 그대로 해 드린다고 적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못 이기는 척 주물러주기를 주문해서 썼더니 땀을 흘리며 두드려 주었습니다. 2장은 아껴 뒀다가 쓰려고 깊숙히 넣어 두었습니다. 아이들 넷을 키우느라 힘은 좀 들지만 한편으론 참으로 흐믓하고 대견했습니다.
제가 마트를 다녀 온 사이 춘향이 선발대회가 텔레비젼에 방영되었는데
아홉살 막내 녀석이 그것을 보다가 "우리 엄마가 나가면 될텐데"하더랍니다.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는 저에게 큰딸이 얘기를 하는 바람에 딸아이랑 얼마나 웃었는지요. 기분이 썩 좋아진 저는 막내에게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진짜로 그렇다고 하더군요.
어린이날 동물원에 가자고 졸라 대는 아이들 등살에 가기 싫어서 미그적 거리며 "엄마 화장도 아직 안했다" 했더니 막내녀석이 냉큼 "엄마는 화장 안해도 예뻐" 하더군요.
4학년 딸아이는 우리 아빠가 제일 잘 생겼고, 힘도 굉장히 세고, 아는것도 많다고 자랑하곤 하지요.
어릴때에는 부모님은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는 대단하고 큰 사람으로
보이지만 어느정도 자라면서 부터는 우리 엄마 아빠도 모르는게 많고,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어렸을 때의 느낌을 커서도 그대로 간직한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좋은 느낌의 엄마가 되기 위해서 끝없는 노력과 자녀에 대한 자애로움으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쁘게 엄마를 봐주는 아들을 실망 시키지 않도록 마음의 밭을 예쁘게 가꾸어야겠습니다.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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