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울던밤

안녕하십니까.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이곳 남원에서는 73회 춘향제가 열리고 있어서 시내가 차량과 인파로 막혀서 짜증스런 날이었지만 날씨는 화창해서 요천수 둑길을 걷기에는 좋았답니다. 지난 1월 자활근로 하던 십여명이 새벽공동체를 만들어 출범식을 갖었었는데, 저도 공동체원들중 한명이랍니다. 음식물을 수거해 와서 가축을 사육하고 이들이 밟혀낸 산야초를 퇴비로 만들어 하우스에 사용하고 상추를 재배, 수확하여 백화점에 납품하게 되는데 어제는 상추주문량이 많아서 날이 새기전인 다섯시에 차를 타고 이동하여 하우스에 도착하니 날이 희끄무레 밝아 오더군요. 요즈음 연이어서 맑은날이 계속되더니 한낮엔 여름날 같이 푹푹 찌는 날이었답니다. 어두워질때까지 우리 공동체원들이 상추 수확을 했지만 아직 주문량에는 상당히 모자라는 양이었읍니다. 전기줄을 늘려서 전구를 달아달라는 상추팀의 요청에 창고를 뒤져서 전기줄과 전구를 찾아 하우스에 달아주니 상추 수확하기에는 도움이 되어서 상추를 수확하고 포장을 하여 주문량인 350박스를 수확하고야 말았답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가설극장을 만들어 놓고( 없던 조명시설을 임시적응로 만들었음)수확하자는 의견은 내일은 일이 있어서 못나온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서로에게 미안하므로 오늘 일을 마무리 해놓으면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 시작했었는데, 저녁도 거른채 상추수확하는 데에만 신경을 집중하여 하다보니 처음엔 몰랐는데 어디에선가 소쩍꿍.소쩍꿍하고 산에서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읍니다. 올빼미의 한종류인 소쩍새 울음이 틀림없었읍니다. 낮엔 울지 않고 밤에만 운다지요. 조용학던 하우스에 새소리가 박자를 맞춰주니 손놀림도 빨라져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시내에 상츠배달 나갔던 사람이 빵을 사와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서 상추 수확을 계속하여 일을 마무리 하니 어느새 날이 바뀌어 두시가 되어 끝났답니다. 거의 들어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우리 새벽 공동체는 열심히 일을 했고 내가 빠지면 나머지 공동체원들이 그만큼 힘들게 될거라는 마음에 새벽에 일을 나와 밤중에 까지 해내고야 말았으니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동체의 기본정신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거든요. 안녕히 계십시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625-2814 핸드폰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