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7살 여자 아이 랍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돌아와서는 이빨이 흔들린다고 좋아합니다.
다른 몇 몇 친구들은 이빨이 빠졌는데 자기는 왜 안 빠지냐고
성화를 댄지가 벌써 오래 전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기다려봐 너도 머지 않아 이빨이 빠지고 새로 날거야
아이를 겨우 달랬던 것이 몇주 전인데 이제 이 녀석도 커 가는
증표를 나타내고자 하는지 이빨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만 들었지 실제로 이빨을 빼 본 적이 없어서 큰소리는 쳤지만
저도 은근히 겁이 났습니다.
빼다가 아프게만 하면 어떻게 하지 안 빠지면 어떻게 하지 여러 생각을
한 끝에 실을 이빨에 묶으려 했더니 잘 안 묶이더군요
어렵게 실을 묶는데 까지는 성공을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는 막상 이빨에 실은 묶으니 잔뜩 겁먹은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실을 손으로 잡아 당겨야 하나 뺀찌로 잡아 당겨야 하나 아니면
문고리에 묶어서 문을 꽝 닫아야 하나?
결국 저는 문고리로 결정을 하고 이빨을 묶은 실을 문고리에 묶으려
하니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갑자기 초보 아빠의 실력이 믿음이 안 간다는 표정입니다.
겨우 달래 놓고 친구와 선배들에게 전화를 하여 노하우를 전수 받고
다시 실행에 옮겼습니다.
우선 저는 실을 왼손에 단단히 쥐고 오른손으로 예인아 이마에 뭐가
묻었어 어디 보자 하며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이마를 탁
쳤더니 이빨이 쏙 빠졌습니다
그때까지 이빨이 빠진 것을 모르고 있던 아이는 이빨을 확인 시켜주고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을 알고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묘한 표정을
짖더니 울다가 웃다가 반복을 하더군요
그리고 피가 어느 정도 멈추자 빠진 이빨 사이로 혀를 쏙 내밀어 보며
신기 해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제 자신이 생겼는지 아빠에 대한 믿음이 생겼는지 아랫니 하나
더 빠지면 아기 공룡 둘리처럼 혀를 더 많이 내밀 수 있다고 하나 더
빼달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이만 이빨 빠져 성숙해 가는가 싶었는데 이제 진정한 아빠가 된 것 같아 저도 정말 기쁘더군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적 아버님이 빼주시던 그때의 추억으로 돌아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제 이빨을 어떻게 처리할까 ?
아이와 의논 끝에 우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지붕 위에 던지기로 하였습니다.
머지 않아 까치가 새 이빨을 가져다 주겠지요?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2가 518-1
최 춘수
226-0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