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수 있는한.........

윤승희! 조형곤씨!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이제 5월 어버이날도 다가 오는데 부모님께 내가 할수 있는 마지막효도를 해드리지 않았나 생각해서 마음이 너무 뿌듯하답니다. 저희 어머님은 76세의 아주 건강한 분이셨습니다.그런데 작년 11월 부터 손 발이 저리고 감각이 무뎌져 온다고 자주 호소를 하셨습니다. 저희는 당뇨로 한 20여년간 약을 드셨기 때문에 당뇨 후유증이라고만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내과에만 열심히 다녔답니다.그런데 우연히 동네 내과에 가보았더니 정형외과에 가보라는 것이였습니다. 대학병원 정형 외과에 갔더니 목 디스크라는 것이였습니다.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 이런 저런 검사를 하는 중에 심장이 너무 안 좋아 수술을 할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당뇨도 있고 또 연세도 있으니까 수술 안 하고 버티자는 결론을 내렸지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마비가 점점 가속되어 이제는 화장실도 못가시고 완전 앉은뱅이 신세가 되어 버리고 수저도 제대로 들지 못하시는 겁니다. 온 가족들은 걱정이 태산같았고 본인은 너무 답답해 하시는 것이였습니다. 저희 남편이 둘째 아들인데 다녀가라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시골에 가보니 어머님은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보내시고 아버님도 이제 어쩌면 좋느냐고 한탄하시고 계셨습니다. 어머님은 수술하다 죽어도 좋으니까 수술만 시켜 달라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예수 병원에 아는분과 의논을 드리고 어머님을 모시고 오기로 결정을 하고 입원을 시켰습니다. 마침내 수술은 시작되었고 회복실로 옮겼는데 깨어 나질않아 얼마나 가슴을 조렸던지...... 그러나 어머님은 마침내 깨어 나셨고 수술경과도 너무 좋았습니다. 수술후 2주만에 저희집으로 퇴원하셨서 요양중에 계시는데 이제는 화장실도 혼자 걸어서 다니시고 운동도 제법 하신답니다. 아파트를 한번 돌아보자고 모시고 나가면 어지럽기는 해도 어린아이 걸음마 같이 조금씩 조금씩 걷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좋고 흐뭇하답니다. 어머님은 손을 잡고 부축해드리는 저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내가 두세상을 사는군아. 내가 걷지 못하고 앉은뱅이로 살면 높은데서 떨어져 죽을까도 생각했단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신앙도 좋고 믿음도 좋은 어머님이였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수 있었을까 생각했지만 이해는 갔습니다. 목욕도 시켜드리고 머리도 감겨드리고 손톱 발톱도 깎아 드리면서 30년 뒤에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강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사람의 일을 누군들 알수 있겠습까? 저희 남편은 올 3월에 고창에 발령이 나서 저희는 지금 주말 부부로 살고 있습니다. 토요일에 한번씩 오는 남편은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도 안하지만 마음으로는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왜 한국의 남자들은 그렇게 표현력이 없을까요. 나도 없는데 당신이 수고가 많네..... 이렇게 말해주면 아주 행복할텐데 말이죠. 저희 남편만 그런가요? 그래도 부모님은 너무 좋아하시고 며느리가 수고한다며 칭찬해 주신답니다. 저도 걷는 어머님을 보면 너무 행복하구요. 조금 있으면 어버이날도 돌아 오는데 어머님께 큰 효도 선물을 한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답니다. 윤승희! 조형곤씨! 내가 할수있는한 최선을 다할려고 마음 먹고 모시니까 정말 친정머머님같은 애정이 나오더라고요. 저 잘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저희 어머님이 이런 사연을 보낼수 있는 기회도 주셨잖아요. 모든분들께 두루 두루 감사해요. 윤승희! 조형곤씨! 건강하시고요. 다음에 좋은 사연으로 또 인사드릴께요. 안녕히............ TEL 224ㅡ 4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