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기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아홉시에 서울에서 진행되는 여성시대에는 몇년전부터 남성시대가 있었지만 우리지역 전주에서도 남성시대가 진행된다고 하니 여성시대를 즐겨듣는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이아니 기쁠수가?... 맑고 화창한 날이 계속되어 완연한 봄날이 되었읍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휴일을 맞으면 산이나 바닷가, 강가로 나들이 계획을 먼저 세우겠지만, 농사꾼들은 씨를 뿌리는 시기인 봄을 맞이하여 겨우내 놀려두던 땅을 갈아엎고 모판에 황토흙으로 고운 흙을 담아 볍씨를 뿌려 못자리에 가지런히 놓고 물을 가두어 싹이나도록 하는 일에 분주하답니다. 저는 벼농사는 짓지 않고 하우스에서 상추농사를 주로 하는데, 4월초 연휴가 시작된면서부터 주문이 폭주하여 이른새벽부터 밤중까지 작업을 하여 백화점에 납품을 하는 일을 계속해 왔답니다. 야간 작업이 일주일 이상되니까, 돈도 좋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싫증이 나기도 했답니다.-행복한 몸부림 상추하우스만 있는게 아니라 연작을 피하기 위해 심어놓은 토마토도 있답니다. 토마토 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토마토 특유의 향내가 반겨 주고요, 노란색 꽃이 피어 벌들을 유혹하고 있답니다. 얼마전 벌통이 비스듬히 매달려 있길래 반듯하게 놓아줄려고 벌통에 손을 댓다가 그만 한마리 벌이 목하고 얼굴을 쏘더니 힘이 떨어졌는지 제 주변을 힘없이 날아 다니는 거예요. 하여 "괴씸한 놈" 하면서 손바닥으로 쳐서 죽였더니 함께 일하던 분들이 신경통주사를 공짜로 맞고도 벌을 왜죽여 하는 겁니다. 다른 분은 오천원 날렸네... 하는 겁니다. 벌이 한마리에 오천원정도 하나봐요. 한통에 이십반원이니까 계산해 보면 그렇게 되나 봅니다. 그때 콩만하던 토마토가 이제는 아이들 주먹만하게 자랐답니다. 오월 중반을 지나면 빨갛게 익을 겁니다. 과일을 주로 먹는 과채류는꽃이피고 열매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를 예상하지만 상추같은 엽채류는 꽃도 안피지요, 열매도 없어서 변화를 거의 못느끼지만 하루 하루 자라나는 잎사귀를 보면 여기는오늘 저쪽은 내일 이렇게 수확할 장소를 예측할수 있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계획을 세울수가 있답니다. 두루뭉실하게 흙만 만지고 사는게 아니라 누구보다도 바쁜 계획속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황톳빛으로 변해있던 들녁이 이젠 푸르름으로 곧 변할 겁니다. 지금은 논두렁에 잡초와 그사이에 쑥이 자라고 있어서 나물캐는 아낙네들이 한두명 보일 뿐이지만요. 안녕히 계십시요. 다음엔 올챙이 이야기를 해 드릴께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625-2814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