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나는 오늘 아침부터 분주하다. 멸치조림을 챙기고 또 어제 앞개울에서 뜯은 미나리도 챙기고 불린 쌀과 들깨를 함께 갈아서 받친 국물에 쑥과 보기 좋고 영양가 있는 빨간 마른 새우를 넣어 끊인 쑥국을 유리병에 담아서 아주 특별한 손님을 만나기 위해서 화사한 봄 햇살에 핀 벚꽃길을 달려가고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하는 어느 대중가요 가사처럼 나에게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7개월 된 외손녀!! 그 외손녀를 만나기 위해서 정읍으로 향하는 기쁨은 누구에게도 비할수 없다. 나에게는 1남 3녀가 있는데 둘째딸이 낳은 우리 은총이!! 우리 은총이를 이 세상에서 만나기 위해 참으로 많은 아픔이 있었다. 그러니까 6-7년 전 한참 IMF가 터져 경제는 농촌을 더욱 힘들게 할 때 큰 아이 대학2년, 둘째는 고3년, 셋째는 중학3년, 막내인 아들은 중1년...한참 공부를 시작해야 할때 우리 가정은 강풍에 휘말리듯 높은 금융이자에 엎친대 덮친격으로 하우스 농사는 가격폭락 또는 태풍으로 인한 재해로 농협에 조금진 빛이 이자 감당을 못하니 빛을 내서 이자를 갚고 그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빛을 내길 3년하니 빛이 빛을 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애써 모아서 사두었던 32평짜리 아파트를 삼키고 그것도 모자라 땅 200평을 꿀컥 또 삼키더니 살던 집마저 모조리 농협빛으로 경매 또는 일반 매매로 넘어가 아이들 공부는 물론이고 생계의 위협마저 느낄 정도였다. 큰 아이는 대학3년, 둘째는 대학을 합격 해놓았으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대학을 포기하고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발길을 옮겨야만 했다. "그래 일년만 공장에서 돈벌면 일년 후 유아교육학과에 꼭 보내 줄께"하고 객지로 보낸 것이 그만 네 가슴에 못이 될줄이야.. 너무도 착하기만 했던 우리 둘째딸... 그 아이는 한번도 대학을 못보내주는 부모앞에서 '왜? 나만 학교를 포기해야 되냐!'는 말을 하지도 않은체 묵묵히 공장에서 일하다가 통근버스기사님의 소개로 9살이나 많은 지금은 사위를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우리 아이한테 9살이나 많은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하늘도 딸도 도는 충격을 받았다. 나에 반대는 심했고 위의 언니도 있는데 더욱이 나이차이가 많으니 혹시 결혼에 실패한 사람은 아닐까?...하고 의심을 했었다. 누구도 그럴것이다 그때 우리아이 21살 사위는 30살이니 어느 부모가 찬성하겠는가!! 그러나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대학 다니는 언니를 앞질려 결혼도 못하고 살림 먼저 시작을 했다. 부모 잘못 만나 그토록 좋아하던 아이들과의 꿈을 접고 한사람의 아내자리로 들어갈 때 나는 그 아이를 생각할때마다 찢어지는 마음의 고통을 감수해야만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고통이 더 따랐다. 여자의 특권인 생리가 없어져 불임 크리릭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 비만해진 우리아이는 정읍과 전북대학병원을 오가며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리 은총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정말로 기뻣으나 그 기쁨도 잠시였다.. 임신 16주만에 심한 구토와 입덧증세와 탈수현상까지 일어나 병원에 입원한 결과 갑상선과 C형간염과 쓸개담석까지 겸한 진단이 나왔다. 정말 눈앞이 깜깜해졌다. '사부인 임신중에 감기약도 안 먹는 것이 상식인데 그렇게 많은 약을 먹으면서 그 아이를 낳아서 어떻게 하실려고요."하는 사둔의 전화가 왔다. 나는 참으로 감당하기 힘들고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현명한가? 하는 많은 갈등과 고민을 엄습해왔다. 미숙아가 태어나면 지우라는 시어머니 생각이 현명한데, 나는 그 결정을 쉽게 내릴수가 없었다. 어렵게 얻은 아이였고 또 새로운 생명인데 나에 순간적인 생각으로 귀한 생명을 빛도 못본다면 가톨릭 종교를 가진 나로서는 그럴수가 없었다. "그래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자. 모든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맡기고 미숙아로 태어나면 내가 키워줄것이다"하는 겁없는 생각으로 낳기로 결정하고 날마다 기도하면서 한달에 산부인과, 내분비 내과, 소화기 내과를 오가며 치료하는 10개월은 견디기 힘든 세월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만약에 잘못되면 시댁의 원망을 어떻게 감수해야할까. 그런데 2002년 8월 28일. 그 귀한 특별한 손님이 건강하게 49살인 나에게 할머니라는 호칭을 부치면서 태어났다. 아주 건강하고 총명하게 생긴 우리 은총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해서 호적이름인 이유진을 두고 나에게 그 애칭을 칭하게 했죠. 하루면 몇 번씩 전화로 말도 못하는 은총이와 통화를 하며 사랑을 전해서인지 목소리를 어느순간부터 알아들어 웃기도하고 옹알이도 한답니다. 이렇게 예쁘고 귀한 우리 은총이 만나러가는 내 마음 한구석에는 사각모를 못 씌워준 에미의 한이 남아 있어요. 또한 우리 아이의 건강과 우리 은총이의 건강을 모두 좋게 만들어주신 대학병원 산부인과 김종현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히 잘 키우겠습니다... 은총이 할머니가 많이 사랑하는지 알지.. 우리애기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다오.. 딸아이의 아이디로 접속을 했습니다.. 연락처 : 063-262-6337 (011-9628-0664) 주소 ; 전북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1구 424번지 김순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