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겠지만 이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죠. 저도 그랬어요. 첫사랑은 너무 서툴러서 감정표현도 잘 않되고,또 감정조절이 힘들어서 싸우기도 많이 했지요. 그때가 대학 1학년 때였어요. 제가 첫사랑에 고민하고 있을때 저를 다독여 일으켜 준 사람은 첫사랑의 그 사람이 아니었고, 저랑 나이가 똑같은 제 동기 였어요. 그렇게 제는 첫사랑의 그 사람과 헤어졌고 가끔씩 첫사랑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힘들어 할때면 언제나 제 남자동기가 옆에서 힘이되어주곤 했죠. 저는 그런 그에게 남자의 향기보다는 친구의 감정이 더 앞섰기에 항상 제 옆에있던 그에게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옆에있는 그가 너무도 당연히 생각되었고, 없으면 허전할 정도 였어요. 그는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할때 까지도 자기 감정을 고백 못하는 쑥맥이었답니다. 우리가 같이 했던 그많은 여행과 만남들 중에 왜 용기를 내어 말을 못했을까요? 술기운에 제 어깨에 손올린 것이 다였다면 우리가 애인사이는 아니었던 거는 확실하죠? 아이둘을 낳고 난 지금 펑퍼짐한 아줌마가 되버린 나에게 쑥쓰러운듯이 `나... 결혼한다.`라고 말하는 32살의 노총각 그! 만약 다시 만난다면 우리가 어렸을 적에, 철부지 적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렇게 순진한 친구를 내가 사랑할 수 있을까? 확답은 못하겠지만 그에게서 결혼한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뭔가 띵하니 아쉬운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은 나도 그에게 친구이상의 추억을 갖고 있어서일것 같아요. 그와 결혼했더라면 나는 어떤 생을 살고 있을까? 우리도 부부 싸움을 할까? 과연 할수 있을까? 봄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설레여요. 그의 결혼식은 4월 13일인데 벌써부터 망설여지네요. 그의 결혼식에 갈까 말까?-다른 친구들도 만날겸 한번 가볼까? 간다면 어떤 옷을 입고 갈까? -봄이니 화사한 옷이 좋겠지? 신부는 나보다 더 이쁠까? -당연 이쁘겠지 젊으니,, 미용실에도 다녀와야 하지않을까?-어..신부보다 더 예뻐보이면 안되는데. 또 어떤 향수를 뿌리고 갈까?-혹시...결혼식 중에 걔가 마음이 흔들려서 영화에서 처럼 내 손을 잡고 뛰쳐 나가면... 어떻게 하지? 애이!... 남편이랑 같이 가야 되겠다. 노래 신청하나 할께요. 세계로 가는 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