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제값헌디야.
절대루 말여..그려서 한개 ...딱 한개만 샀당게? 어쪄? 괜찮지?
울 아부지 또 뭘 한개 사신 모양입니다.
뭐예요? 면도기...? 얼마예요.아부지?
저는 물었습니다.
그 모습에 흠찟 하셨는지 한동안 말씀을 안하셨습니다.
이크...내 목소리가 너무 컸나?
저는 다시 조그만한 소리로
"얼매유? 만원이라구요?"
하였습니다.
"응! 단돈 만원이라고 ....어디가서 그 가격주고 샀다고 허지말라대? 쉬쉬하람서 말여..."
아아...순진한 울 아부지...매번 그런 물건 사지 말라고 당부를 드려도 아부지 눈에는 늘 좋게만 보이는 모양입니다.
아니죠.
아부지 눈에는 제품 보다 그 가격이 더 맘에 드셨을 것입니다.
어려운 세대를 살아오신 분 ....
그래서 단돈 만원이라도 쑥쑥 빼내질 못하시곤 이리 한 번 저리 한 번 몇 번을 궁리하신 후 사시는 그 성격을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한참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하부지...응까...응까....나와..."
하며 아들이 사정없이 쿵쾅거리자 아부지는 붉으죽죽해지신 턱을 조용히 내미신 채 나오셨습니다.
"그거 보셔요. 안되시죠? 잘 안밀릴 것 같더라구요..."
하며 저는 아부지 손에 있던 면도기를 받아 들어 자세히 살폈습니다.
그러자 반짝하고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ㅋㅋㅋㅋ
다리를 숭숭 걷어 올렸죠.
아부지는 순간
"뭐헐려고 그러냐? 너 혹시 다리털 깎을려고 허는 것여?"
하십니다.
헤헤헤...아부지도 참!
요즈음 그 전화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700 - ****의 부채도사허구 겁나게 친하신 갑네요?
우찌 그렇게 잘 아시는가요?
저는 실실거리면 아부지의 면도기를 척하고 들어선 제 다리를 쓱쓱! 싹싹! 밀었습니다.
뜨끔거리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어지간히 잘 깎였습니다.
곧 있으믄 봄도 되는데 이뿐 스커트도 한 번 입어 볼랍니다.
저 오늘 허물 잘 벗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김유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