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가출...

안녕하세요? 전 결혼한지 만 2년인 초보아빠입니다. 이런 라디오에 글올리기가 좀 어색하지만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 없는 사랑스런 아내 얘기좀 하려구요. 지난 겨울 전주 어머니께 다녀오면서 저희는 작은 말다툼이 있었어요. 제생각엔 그거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아내는 뭐가 그리 서운한지 한참 얘기를 하더니 급기야는 눈물까지 보이는 겁니다. 전 그런 아내가 너무 철이 없는거 같아 아무런 대꾸도 안하고 계속 운전을 했고 광주집에 왔어요. 아내는 집에 오자마자 짐을 방바닥에 던지더니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병꺼내 단숨에 들이키는 거에요. 그리곤 또한병을 꺼내서 벌컥벌컥.. 정말 벌컥벌컥이란말이 없었다면 표한할 적당한 말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병나발을 불더니 아이를 저에게 맏기고 잠시 바람좀 쐰다며 나가는게 아니겠어요. 아이가 엄마가 없으면 정신없이 운다는걸 아는 사람이니깐 아파트 놀이터나 잠 깐 다녀오겠거니 생각하고 전 나가는 아내를 붙잡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내가 나가고 두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겁니다. 아이는 울다 지쳐 잠이 들고 저 역시 처음엔 화가났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이되는데 .. 저희는 광주로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아내역시 길도 잘 모르고 아는사람도 없어 마땅히 그렇게 긴시간을 떼울데가 없거든요. 저녁 8시가 되어서야 양손에 가득 짐을 든 아내가 들어왔는데 속으론 무지 반가웠지만 전 일부러 화난척 텔레비젼만 보고있었어요. 쇼핑백 2개 시장바구니 하나.. 아내는 아무말없이 쇼핑백을 방바닥에 내려놓은채 저녁준비를 하더군요. 저도 역시 아내가 밥상을 들고 오기전까진 아무런 말없이 텔레비젼채널만 돌리고 있었구요. 우린 그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밥상에 마주앉아 밥을 먹었구 아내는 설겆이를 마친후 저에게 쇼핑백을 내밀더군요. "뭐야?" "뭐긴 당신 가디건이지.당신 저번에 백화점 갔을때 이 가디건 맘에 들어했잖아.당신이 너무 무심해서 이번엔 나 사고싶은거나 실컷 사고 들어와야겠다 생각하고 나갔는데 막상 백화점에 가니 당신 옷이랑 우리딸 옷만 눈에 들어오잖아.암튼 나도 못난이중에 못난이야. 울고있는 아내 위로도 안해주는 남편 뭐가 예쁘다고 .." 하며 가디건을 내미는 아내.. 제아내 정말 너무 예쁘죠? 하지만 전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못한채 아내가 사준 옷을 입을 때마다 아내의 사랑을 한껏 느끼며 그렇게 겨울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너무 늦었지만 이자리를 빌어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한꺼번에 팍팍 해주고싶어요. 그리고 올봄엔 저역시 아내처럼 술한잔 마시고 아내의 옷을 사러 가출을 하렵니다. 사랑하는 당신 .. 나 가출해도 잡지마. 당신 옷 멋진거 사올께.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호반아파트 101동 1311호 서기복 062-457-3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