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주사는 가을엄마에요.
일주일전 언니몸조리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전주에 와서 이렇게 사연 띄워봅니다,
친정어머니께서 제작년에 돌아가셔서 저라도 언니를 좀 도와주려 맘먹고 짐을 싸서 오긴왔는데 요며칠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한게 없어 언니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우리 큰언닌 직장생활을 해서 몸조리를 해주고 싶어도 해줄수 없고 전 광주에 살고 또 아직 두돌이 안된 딸애가 있어 좀 힘들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우리아이랑 언니네 아이가 더 잘놀고 갓난아이는 너무 순해서 침대위 이불을 걷어야만 자고있는줄 알정도에요.
그러니 제가 뭐 특별히 할일이라곤 언니 매끼니 챙겨주고 아침에 청소한번 하고 세탁기 돌리는 정도..
전 원래 고향은 전주라서 이곳에 오니깐 정말 답답했던 맘이 확 트이더라구요.
언니 도와주는 일도 수월하고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도 만날수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너무 즐거웠죠.
월요일 첫날은 언니랑 얘기도하고 반찬도 좀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거기까진 좋았어요.
사건은 화요일 점심쯤부터..
딸애 앞머리가 너무 길어서 자는 틈을타 가위로 싹둑 자른것인 너무 이상해서 언니한테 잠깐 미용실에 다녀오겠다고 얘기하고 아파트앞 미용실엘 갔어요.
근데 우리아이 머리를 보곤 미용사아줌마가 한참을 웃으며 "너도 니엄마땜에 고생좀 하겟다"
하시며 아이앞머리 자르는 돈이 얼마나 든다고 집에서 그랬냐며 자를거 아님 그냥 파마를 시키라는 거에요.
언니가 좀 걸리긴 했지만 아기파마는 한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미용사아줌마의 말에 언니한테 전화를 했죠.
"언니, 가을이 머리파마 금방 하니깐 점심 먹지말고 기다려"
그리고 우는아일 달래보고 소리도 질러가면서 머리를 말았더니 보채느라 힘이 들었는지 그냥 자더라구요.
그틈에 저도 머리를 좀 자르려고 앉아다가 곱슬머리로 난리부루스를 추는 제머릴 만져보더니 미용사 왈 "애기엄마 스트레이트 하면 얼굴형이 갸름해서 너무너무 예쁘겠다.애기도 자니깐 얼른 해"하시는거에요.
저도 제머리가 맘에 안들었던 차에 아줌마말에 혹해서 바로 머리에 약 발랏죠뭐.
그렇게 아이랑 저랑 마무리를 다하고 안본 시장마져 보니 오후 3시 30분..
언닌 금방 온다는 제 말에 밥도 안먹고 기다리다가 들어가보니 쇼파에서 작은아이와 자고있는거에요.
그모습을 보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전화라도 한통 해줬음 들어가서 편히 잘텐데..
몸조리 해준다는 말뿐 전 제볼일에 신이 났었죠.
그리고 그담날 시댁에 어머니한테 인사드리러 갔다가 장사하는 어머니 일도와드린다고 오후 4시까지 일하고 집에 와서 힘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잤다는거 아닙니까?
내일이면 아이아빠가 오고 토요일엔 저희 광주로 돌아가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니 지금은 그동안 언니에게 소홀했던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좀 신경써서 도와줄껄 하는 후회만 되요.
그래도 동생이 도와준다고 와준게 기특하고 미안했는지 언닌 제가 설겆이만 해도 피곤하겠다 힘들겠다를 연발하며 안절부절입니다.
그리고 친정엄마 대신인 절 은근히 시댁에 자랑도 하며 ..
근데요 저 오늘 오후에 또 약속이 있답니다.
저도 참 어쩔수 없는 동생인가봐요.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 하나도 그른거 없다니깐요.
언닌 오히려 오늘은 집에 없어도 되니 다른친구들 더 만나라고 벌써 용돈까지 줬어요.
내일은 얼른 친구만나고 들어와 다 떨어져가는 밑반찬도 좀 만들고 욕실 청소도좀 하려고요.
"언니, 철없는 동생 때문에 오히려 더 피곤하진 않았는지..
그래도 나 오랫만에 언니랑 지내면서 그동안 못한 얘기도 많이 하고 밥도 같이 먹어서 정말 즐거웠어.
내가 가더라도 내가 만들어놓은 반찬 먹으며 나 생각해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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