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서른 넷과 서른 다섯이라는 나이를 짊어지고
인생을 나란히 가기로 한 지 올해로 칠 년이 되었다.
결혼기념일이 낀 지난 달에는 모처럼 저녁외식을 양식으로 할까,
고기집으로 할까 아이들과 의논 끝에 양식을 접고
둘째의 바램대로 상추에 고기를 먹기로 하고 음식점으로 향하는데
큰딸은 자꾸 자장면 얘기를 한다.
얼굴 생김에 비해 큰딸은 이 겨레 이 나라의 후손답게 된장에 상추쌈, 오로지 김치다.
자장면 얘기를 꺼내는 언니에게 고집 센 둘째의 답변
"그럼 고기도 먹고, 자장면도 먹으면 되지!"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오래 참는 법을 배우게 되고,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을 생각하게 하고...
언제부턴가 큰딸과 우리 부부 얼굴을 보면서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묻는다.
"얘는 누굴 닮았지?"
"얘요? 옆집 아저씨요."
"에이구! 그런 농담을!"
"아아~~ 얘를 만들때 하나님께서 잠깐 뒷간에 가셨대지요. 하하~~"
예쁘다는 소릴 많이 듣는 언니때문에 둘째도 예쁘다는 소릴 덤으로 듣는다.
언니만 예쁘다고 하면 저를 예쁘다고 할 때까지 말한 사람 얼굴을
계속 바라보는 탓에...
"그래! 너도 예쁘다."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 둘째.
꼭 들을 말을 들었어야 하는 것처럼...
그래서, 두 아이의 별명은 이렇게 정해져 있다.
왕이쁜이 - 둘째
큰이쁜이 - 첫째
진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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