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에 컴맹을 탈출 하신 아줌마들 파이팅

윤승희 아줌마, 조형곤 아저씨 안녕하십니까? 두 분은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으신지요? 저는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예비 대학생이랍니다. 요즘은 누구나 이때쯤이면 아르바이트를 한답니다. 저도 대학 입시가 모두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1월 6일 뜻밖에 쉽게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아빠를 잘 둔덕이지요. 저의 아빠는 전주신흥고등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십니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에 아빠 학교에서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를 위한 컴퓨터 무료 교육을 개설하였답니다. 아빠는 마우스도 사용할 줄 모르는 할머니, 아줌마들을 가르치려면 친절한 조교가 필요하다며 저를 학교로 데려가셨습니다. 곧 칠순이 다 되시는 60대 후반 할머니를 비롯하여 주로 50대나 40대로 구성된 그야말로 노인학교 학생들과 이러한 왕초보 아줌마들을 컴퓨터 고수로 만들고 싶어하시는 아빠의 열정으로 교실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등교 첫날 대부분 할머니 학생들은 마우스 조작을 못하여 한 시간 내내 전전긍긍 하셨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아주 쉬운 마우스 클릭이 컴퓨터를 처음 만져보시는 할머니와 아줌마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것이 저렇게 어려울까? 그냥 단추를 살짝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왜 저렇게 힘을 줄며 땀을 흘리고 계실까? 여기 저기서 한숨이 나옵니다. 이렇게 한시간이 지나고 두 번째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젊은 아줌마들은 앞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하시는데 할머니들은 도저히 그렇게 되지를 않았습니다. 일일이 손을 잡고 마우스를 눌러 드려야 했습니다. 아.. 늙으면 이렇게 되는 모양이구나. 나도 언젠가 이렇게 늙을턴데... 이렇게 늙었을 때 나도 저분들처럼 새로운 것을 배울 용기나 의지가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늦게라도 컴맹 탈출을 하겠다고 나오신 할머니와 아줌마들이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얼굴에 항상 상냥한 미소와 자상함으로 아줌마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착한 조교 학생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방금전에 알려드린 것도 아줌마 학생들은 금방 까먹었습니다. 10가지를 알려드리면 한가지를 기억하시는 아줌마도 계시고 한가지를 알려드리면 열 가지를 응용하시는 아줌마도 계셨습니다. 그런 아줌마들이 혹시나 어렵다고 포기할까봐 아빠는 "여러분은 그 힘든 아이도 낳았습니다. 아이 낳는 일보다는 천 배나 쉬운 것이 컴퓨터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자동차 운전 면허를 따신 분도 계십니다. 컴퓨터는 자동차 운전 면허를 따는 것보다 백 배는 쉽습니다. 컴퓨터는 아무리 마우스를 눌러대도 병원에 실려간다던가 사고를 내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 결코 없습니다. 아무 곳이나 손가락 모양만 나오는 곳이면 그냥 누르세요." 하며 격려를 하였고 저는 손을 드는 곳마다 돌아다니며 친절 도우미를 계속하였습니다. 아빠는 숙제를 인터넷을 통하여 내주시고 인터넷으로 받으셨습니다. 아빠가 내 주시는 숙제를 열심히 제출했는데 아빠에게는 한번도 배달이 안된 아줌마들, 나중에 알고 보니 열심히 숙제를 인터넷에 입력하시고 맨 마지막에 등록이라는 단추를 누르지 않아서 오랜 시간을 걸쳐 마친 숙제가 허사가 된 것이었습니다. 서울에 급히 가야할 일도 컴퓨터 교육을 마치고야 늦게 출발하였다는 김경희 아줌마, 대전에 가셨다가 컴퓨터 교육에 늦지 않으려고 급히 내려오셨다는 김경화 아줌마, 서울 아드님 댁에 가셨다가 몇 일 더 쉬었다가 가시라는 아들 내외를 뿌리치고 월요일 컴퓨터 교육에 빠지지 않으시려고 일요일 전주로 돌아오신 김인숙 아줌마... 하늘은 이런 아줌마들의 열정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초보 아줌마들도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나니 남원 광한루를 가려면 입장료가 얼마인지를 알게 되어갔습니다. 또, 제주도를 가는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은 냉장고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찾아내는 등을 인터넷을 통해 척척 알아내는 네티즌으로 변모해갔습니다. 저는 이러한 아줌마들의 열정을 본 것만으로도 앞으로 제가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얻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열정에 대한 감동의 나날들을 보내는 동안 아줌마들은 빠른 속도로 변신을 하셨습니다. 연세가 가장 많으신 리카르다 할머니는 독일에서 유학하고 있는 아드님한테 이 메일로 사진이 왔다며 사진을 보여주시며 좋아하셨고, 아줌마들은 주말에 어디를 가셔도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컴퓨터 교육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핸드폰 메시지를 공짜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제 인터넷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제 인터넷으로 어제 보지 못했던 텔레비젼 연속극을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러한 모든 결과는 아줌마들의 3주간 열정에 대한 당연한 결과이며 승리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제 3주간 교육을 끝내고 각자 댁에서 마지막 숙제를 하고 계십니다. 아빠가 아줌마들에게 내주신 마지막 숙제는 시청이나 교육청이나 문화방송 여성 시대 등에 컴퓨터 교육에 관한 글을 올리는 것이랍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면서 미소를 지으실 아줌마들게 친절하나로 3주간을 벼텨 온 조교학생이 한 말씀만 드립니다. 과감하게 클릭하십시요. 과감하게 마우스를 여기 저기 누르시다보면 새로운 삶이 보입니다. 사실 지난 3주간은 제가 여러분을 도와드렸다기 보다는 제가 여러분한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운 값진 경험이었기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3주간에 컴맹을 탈출하신 아줌마들 파이팅... 225-4824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1가 658-4번지 고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