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땡~~~~ 보신각의 종소리와 더불어 묵은 한 해는 멀리 사라지고 새로운 해가 시작된지도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읍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맞이를 위해서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그 시간 저는 집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지만 모든 사람의 꿈과 희망인 새 해 첫 해는 두둥실 쏟아 올라 그렇게 시작되었읍니다. 6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온고을이 온통 하얀나라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시작한 계미년 양띠해가 아무런 의미없이 흘러가고 있읍니다. 저는 지금 동면중이 개구리나 뱀처럼 집안에서 아무런 의미없이 동면을 취하고 있읍니다. 건축현장에서 감리를 하고 있는 저는 동절기에는 공사를 하지 못한다는 시의 요청에 의해서 집에서 동면 아닌 동면을 하고 있읍니다. 매일 출근을 할 때에는 하루만 쉬었으면 하는 맘이었지만 지금은 왜 이렇게 일이 그리운지 모르겠읍니다. 자꾸만 늘어나는 잠과 게으름, 그리고 멍해지는 정신상태까지 이러다 이런 생활에 길들여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오늘로 꼭 보름이 되어가도 있는 동면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맘 뿐입니다. 윤승희 조형곤씨 지금부터 제가 하고 있는 동면 생활을 소개하고자 하는데 잘 들어주세요.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는 아내를 보내고 두 아들을 잠과의 전쟁에서 구해주는데 이십여분이 걸리는데요 왜 이렇게도 힘든지 어려움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읍니다. 이제는 좋은 방법을 터득해서 일분안에 완전이 잠의 늪 속에서 완전이 구 할 수 있읍니다. 그게 뭐냐면요. 자고 있는 두 아들 귀에 데고 이렇게 조용이 말합니다." 유성, 유진 일어나서 게임 한 시간해라..." 그러면 바로 일어나서 눈비비고 세수하러 달여갑니다. 이때 밥을 챙겨 놓고 세수하고 나오는 두 아들에게 밥먹고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서 밥을 맛나게 먹게 합니다. 잠과의 전재에서 이기고 나면 아내의 일을 되신하게 되는데 ... 세탁기도 돌리기도 하고 설것이도 하고 청소기도 밀고 아내가 하기 힘든 정리정돈 까지.. 사실 매일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그 때에는 집안 일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읍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여자들의 말에 뒤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읍니다. " 뭐가 해도 해도 끝이 없어 하나도 한 것이 없는데 끝이 없이 했는데 집안 꼴이 이모양이야.. 야~~내가 한 시간만 움직이면 파리 모기 개미 낙상할 정도로 반짝일 텐데" 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네요. 집안 일이라는 것이 해도 해도 표시가 나지 않고 늘 그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도 뒷 베란다 물 청소를 했읍니다. 두시간여 동안 정리 정돈에 쓸고 닦고 했지만 아내가 평소에 관리하던 상태보다 나아진 것이 없읍니다. 그래서 다시한번 아내의 위대함을 깨달았읍니다. 살림의 노하우 이것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말입니다. 이제는 아내의 힘든 집안 생활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읍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두 아들과 집에 있을 때 난처한 일이 있는데 그것을 이야기 해드릴 께요. 열살 짜리 아들놈의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 했을 때 어디에 있어야 할 지 참 난감합니다. 애기 엄마가 있어도 혼자 숨을 죽이고 있어야 되고 아내가 일 때문에 나가 있으면 더구나 힘들구요. 이럴 때 좋은 방법 있으면 좀 알여주세요. 사실 전화가 와도 받을 수 없읍니다. 당연이 출근해야 할 제가 받으면 100% 아내를 찾는 전화 이니 상대방도 저도 무지 난감하니까요. 상대방도 할말이 없어서 그냥 머뭇거리고 나도 뭐 이렇다 할 말이 없으니 그리고 가장 난처한 것은 왜 집에 계시냐고 물어보는 소리에 뭐라고 답변을 할 지 난감하거든요. 동면 생활이 자꾸만 길어 질 수록 이런 일을 처할 때 마다 노하우가 쌓여 가고 있지만 그래도 따가운 눈초리가 온몸을 감도는 느낌 !!! 두 분은 아시나요. 아직도 동면 생활이 한달여가 남았는데 걱정입니다. 지금 땅속에서 동면을 취하고 있는 개구리나 뱀은 체력이라도 보강되지만 삭막한 아파트 속에서 동면 중인 저는 눈치만 늘어가고 여자들의 생활 노하우만 늘어나니 말입니다. 두분 좋은 방법있으면 알여주세요. 2003년 1월 16일 오늘은 아내와 결혼 한지 9주년 되는 날입니다. 두분이 축하해 주시구요.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아내의 이름은 강 하숙 입니다. 두분의 즐거운 방송 늘 잼있게 듣고 있읍니다. 감사합니다.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아중 대우 아파트 109동 304호 김 동 윤 011-689-5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