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침에 세수하고 나오던 초등학교 2학년짜리 큰 아들이 기뻐서 소리를 지릅니다. "엄마, 오늘 금요일이지? 아싸, 내일 방학이다아!!!" 아, 그러고보니, 벌써 겨울 방학이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방학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지난 1년동안 아이를 돌봐주신 선생님을 한번도 찾아뵙지 못했는데, 무척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다른 어머니들은, 봉사활동도 하고 그러시는 것 같던데, 직장 생활을 한다는 핑계로, 저는 아이들 생활에 큰 관심을 갖기 못했어요. 익산으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집에 와서 밀린 집안일 하기도 벅차고, 피곤하기만 하고, 심지어 아들의 숙제도 못해줬어요. 어느날은 알림장을 펼쳐보면, 선생님께서 빨간 글씨로, '네모 노트 가져오기'라고 씌어있기도 하는데, 그게 며칠 전의 내용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제가 생각해도 제 자신이 얼마나 무심하고 성의없는 학부모인지... 그래서 좋은 엄마도 못되고, 좋은 학부모도 못되는 제 자신을 많이 탓하기도 했답니다. 아들녀석은 숙제를 제대로 못해서, 가끔 남아서 숙제도하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면, 선생님께서 특별 지도도 해주신 모양이예요. 제가 생각해도 우리 아들이 참 말을 안 듣고, 전라도 말로, 뺀질거리거든요. 이런 학생 붙잡고 공부 가르치기가 쉽지 않으셨을겁니다. 제 입장에서는 선생님께서 일부러 관심을 갖고 지도해주시는게, 정말 고마운 일이죠. 아시겠지만, 사실, 관심이나 열의가 없으면, 못할 일이잖아요. 최근에는 도 학력고사와, 기말시험을 치렀는데, 세상에나, 우리 아들같이 공부 못하는 녀석이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공부를 안하고, 제대로 집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았거든요) 아들 말에 의하면, '기말고사에서는 비록 100점짜리는 없지만, 모두 95점을 맞아서, 합계 360점 이상이면, 무슨 상을 받는다고 했으니까, 아들 역시 상을 받는다'고 하네요. 솔직히, 상 받아서 기분 나쁜 부모는 없겠지만, 생각할 수록, 참으로 감사하고 민망한 마음 뿐입니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1년 동안, 천방지축이던 아들 녀석이 많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고, 저으기 걱정되던 학업도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선생님 덕분이죠. 1년동안, 한번도 찾아뵙지 못한 선생님, 아이를 맡겨놓고 거의 방임하다시피 한 학부모의 한사람으로, 1년을 되돌아 보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여성시대를 통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일초등학교 2학년2반 이윤선 선생님! 저 현범이 엄마예요. 아이를 맡겨놓고 너무 무심했지요. 하지만, 선생님을 깊이 신뢰하고 존중하기에, 선생님의 가르침을 무조건 따르고 싶었어요. 1년동안,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이윤선 선생님: 전일초등학교 251-7121-7122 011-9628-2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