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휘

백휘는 우리집 개 이름이예요. 병원에서 퇴원해 보니 백휘가 제자리를 채우고 있었어요. 처음엔 그리 잘 따르지 않던니 매일 밥을 주니 백휘는 저만 보면 좋아서 꼬리를 혼들어 대고 이리 저리 뛰고 해요. 그러던니 봄에는 임신를 하였어요.. 10년이 다 되도록 개를 키웠지만 한번도 강아지를 낳아 보지 않아 이번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배도 그리 부르지 않아 또 실패인가 했는데 젖꼭지가 제법 커지던니 무려 6마리의 강아지를 낳았어요. 처음있는 일인지라 강아지를 낳은 기쁨에 더해 올핸 우리집에 좋은 일이 있을려나 보다 하고 확대 해석하기 까지 했어요. 방금 낳은 강아지는 눈도 뜨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배로 기어 젖꼭지를 찾고 젖만 먹고 자고 먹고 자기만 했어요. 진정 짐승도 자기 분신를 어쩜 저렇게 잘 돌볼수 있을까? 강아지의 배설물은 어미가 다 치우고 몸까지 깨끗이 햛아 주어 씻어 준것 처럼 깨끗하고 시시때로 강아지 젖주라 어미는 뼈만 남을 정도로 말라만 갔습니다. 보름쯤 되니 눈을 뜨고 걸으며 석달이 되니 짖고 50일이 되어 어미 젖을 떼었어요. 이들이 커가는 모습은 우리 가족의 화제거리였어요. 또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무료해지면 강아지를 풀어놓고 그들과 함께 놀며 관찰합니다. 종이며 끈을 물고 끌어 당기다 서로 차지하려고 싸움을 하고 서로 껴안고 뒹굴기도 합니다. 어미인 백휘는 강아지들이 얼마나 예쁜지 이곳 저곳을 물고 햛아 온통 털을 침으로 적셔 놓습니다. 말못하는 짐승도 자기 분신은 저렇게 예쁜가 보다 하고 아이와 가족을 위해 흩어진 마음을 추스립니다. 이제는 어미가 되어 한마리 두마리 팔려 나가니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마음 한구석의 서운함이 우리네 부모님도 언니, 오빠 결혼시키고 이러한 마음이 아니였을까 하고 부모님 마음으로 되돌아 가봅니다. 하나 남은 어미는 살이 오를대로 오르고 털은 윤이 반질 반질나 탐스럽기만 한 백휘를 이웃집에 갈때도 콩밭에 배추밭에 갈때도 데리고 다니며 일이 힘들고 지루해지면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항상 내 주위만 맴돌기에 적적함을 메우어 주기도 합니다. 이제는 나들이가 적어서 밥줄때 밖에 내놓으면 기뻐 어쩔줄 몰라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면 그렇게도 좋으니 하며 백휘를 안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