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듯 세월의 흔적이란 어쩔수 없나봅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전주로 이사오게 된지가 꼭 5년이 되었습니다
얼마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전 고향이 울산이랍니다
그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학교다니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다른곳을 떠나서 살리라고는 한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저 남편의 발령으로인해 전주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았답니다
정말 물설고 낯설은 곳에서 적응하기란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울산을 떠나서 한번도 살아보지 않았기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첨엔 말투가 다르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에서 왔어요?
아파트 하자보수하시는 아저씨도 여기가 고향아니네. 어디에서 왔어요?
백화점에가서 물건을 고르고 이야기하다보면 또 물어보고......
한번은 생선을 사러갔다가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금방 알고서는 고향이 여기가 아니신가봐요? 하시면서 먼데서 왔다면 생선 한마리도 덤으로 주셨어요.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그렇게 나의 전주 생활은 시작되었어요
첨엔 친구들이 그리워 친정식구들이 그리워 틈만나면 전화를 걸어 안부물어보고 고향의 그리움을 전했답니다
때로는 전화하면서 울기도 참 많이했답니다
아이들 방학때되면 기다렸다는듯이 룰룰랄라 하면서 버스에 몸을 실었지요
그런 저를 보고 우리신랑은 " 애구 우리각시 고향잊게하는 약은 어디없나? 하며 안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곤 했어요
"어디든 똑 같은 하늘 아래인데 울산이면 어떻고 전주면 어때.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 뿐인데 여기가 고향이려니...하고 정좀 붙여봐." 하며 위로하곤 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2년정도 되었을때 취미생활을 하기시작했어요
사군자도 열심히 배우고 생활도예를 배우러 다니면서 시간을 활용했지요
그러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주위에 사람들을 사귀면서 점차 안정이되어갔고 저나름대로 평안을 찾았지요
전주는 참 좋아요 전라북도의 산과 물이 너무나 좋아요
만약 내가 나중에라도 이곳을 떠나게 될때 내가 살았는 지역을 제대로 알고 가본것에 대한 추억이 있겠기에 많이도 다녔습니다
산과 바다와 계곡. 어쩌면 전주사람보다 더 많이 다녀봤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젠 울산가서도 이곳 자랑을 늘어놓으면 이제 전주댁이 다 되었다고 놀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인덕이 있다고..
맞아요 저도 사람들을 참 잘 만나나봐요 좋은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거든요
지난 여름에 울산다녀오면서 전주에 도착할 즈음에 "아~ 그리운 내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숨쉬며 살고 있는 이곳이 바로 전주구나 " 하며 기지개를 펴며 창밖을 내다보았답니다
이제는 평안한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저의 좁은 소견으로 어떤 테두리를 만들어놓고 생활했던 내모습이 있었기에 첨엔 힘들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고향을 떠나 살아보는것도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가질수 있게되고
또한 인생공부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수 있다는걸 알았거든요
전 정말 이곳에서 많은 것을 깨답고 배우고 있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하며
감사하며 살아요
또한 내가 좋아하는 눈을 마음껏 볼수 있어서 좋아요
울산에는 거의 눈이 내리지않거든요
올 겨울에도 함박눈이 많이많이 내리기를 소원하며 항상 건강하세요
송천동에서 김명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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