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회 수능시험 수험생이었습니다.
그날은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집에서 이모댁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던터라
자가용을 가지고 있던 이모는 저를 시험장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습니다.
수능시험날 아침,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청심환까지 먹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이모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7시30분까지 오겠다던 이모는
40분이 되어도 오지를 않더라구요.
집으로 전화해도 받지 않고...
그때는 이모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도 않을때라서...
7:50분이 되어서야 이모로부터 전화가 왔지요.
"양희야, 이모야, 어떡하지? 차가 고장나서 길에 서있다.
고사장으로 빨리 택시타고 가야겠다. 미안하다 정말"
헉! 이럴수가 저는 어머니 손을 잡고 뛰었습니다.
그날따라 택시도 왜이리 없는지...
겨우겨우 택시 한대 잡아타고 어머니께서 "00고등학교여~"를 외쳤는데,
"아뿔사, 아저씨 잠깐만요!"
제가 수험표를 안챙겨왔지 뭐예요.
잘챙긴다면서 책상위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그냥 왔던 것입니다.
다시 집에 갔다 나왔지요.
또다시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는데, 역시나 빈택시는 가뭄에 콩나듯 오려는지, 목을 아무리 길게 빼고 찾아봐도 택시가 안보이더라구요.
순간, 제 손을 꼭 잡고 계신줄만 알았던 어머니가 어디가셨는지...
두리번두리번 찾아보니, 저~ 쪽에서 저를 부르시잖아요.
부리나케 달려갔죠.
경찰아저씨한테 수험생인데, 늦었으니 시험장까지만 좀 태워다 달라고
부탁하셨더랍니다.
어머니와 저는 경찰아저씨의 오토바이에 타고, 아저씨 허리를 꼭 잡은채
'잉요~잉요~'싸이렌을 울리며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답니다.
00고등학교 정문에 도착하자, 경찰 아저씨는
"비켜요 비켜~ 수험생입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도착한 저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눈은 모두 휘둥그레졌더라구요.
지금은 웃으며 그때 일을 얘기하지만, 그때는 식은땀 죽죽 흘리며
시험이 끝날 때까지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느라 혼났습니다.
수능시험날 경찰오토바이 탄거 아마도 제가 처음 아닐까요??
강양희(019-9178-8000)
충남 논산시 성동면 병촌리 430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