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빈 자리

언제나 집에 돌아오는 길목은 쓸쓸합니다. 퇴색된 빨간 낙엽은 서서히 가을의 빈 자리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나뭇잎 사이로 보여지는 회색 빛 가을 하늘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 가을이 우리들 가슴에 남겨주고 있는것은 무엇일까요? 세월의 무상함과 시간 과 공간을 초월하는 어떤 기대감일까요? 아님 평범한 가을에게서 겨우살이에 대한 아줌마다운 발상만 하고 있는 것 일까요? 난방료, 김장, 가족들의 독감주위 등등......... 어떤 계절에 대한 세월의 맞이함을 큰 고통처럼 느껴야 하는 계절은 아마도 겨울 밖에 없을거라는 아줌마의 넋두리가 고작인가요!. 점점 가을이 비어 갈 즈음 횡설수설 정리가 되지 않고 변덕쟁이 맘이 하루 에도 수 십번씩 바뀌고 보면 가을이 어쩌면 앙증맞은 거짓말쟁이의 계절이 기도 한가봅니다. 사람의 마음을 쑤셔넣기도 하고, 뒤집어 놓기도 하고 어느 땐 참 어이없게 계절 앞에 수그러지고마는 때도 있구요. 이제 가을이 가면 또 한번 겨울 앞 에서 시를 쓰겠죠? 마음 한 구석은 늘 비어 있고 공허함 앞에서 찬 바람을 느끼고 추운 계절을 맞이해야 하는 인간의 가난한 마음이라 하면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일까요? 하지만 때로는 그 나약함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느 날 그 나약함을 찾고 있을 때가 있다는 걸 느낄 때면 자신이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가난한 시인이 되어 시를 써 보렵니다. 나만의 작은 일기장에 남겨질 시를 위해 이 밤을 밝힐 수 있는 여유 역시 있답니다. 이 한 해의 마지막 가을이 되는 섭리 속에서 하루를 밝히고 맙니다. 점점 추워져 가는 변동된 날씨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을 늘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을 빌어 아이들을 위해 기도 하는 맘 역시 한쪽에 있는 작은 여유의 가 슴으로 간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 이 한 밤을 위해 세상을 밝힙니 다. 오늘이 가고, 어제 가고 이제 내일이 오는 오늘에게서 행복하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가을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없는 인간이기에 빈 가슴을 향해 오는 겨울을 맞이 하렵니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1018번지 문화마을 011-966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