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녁도 이제는 벼베기가 마무리 되어 가면서 다시 황톳빛으로 물들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오랫만에 책상에 앉았읍니다.
추분이 지나면서 매일매일 짧아져만 가는 낮 시간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몰라도 논에서 베어진 벼들이 햇살좋고 따뜻한 아스팔트 길가에 드러누워 몸을 말리는 일이 흔한 일상이 되어 가고, 벼베기가 한창일때는 어느곳을 가도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만 않으면 검정색 덕석(망사천)을 펼쳐놓고 도로 한쪽을 다 점령하여 지나가는 차량들이 저속으로 지나 갈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읍니다.
가장 좋은 벼 말리기는 논바닥에 볏짚을 두껍게 깔고 그 위에 덕석(포장)을 깔아 벼를 널어 말리는게 아닐까? 합니다.
농촌에서는 가을 추수기를 맞아 이렇게 분주한데,...
저는 벼베기는 하지 않지만 하우스에 겨울작형으로 작물을 심고자 거름깔고, 로터리하고, 두둑고르고, 멀칭씌우고,하우스 비닐피복하고 하다보니 정말 숨돌릴 틈없이 하루가 바쁘게 지나갑니다.
거기에다가 자활박람회(전라북도에 흩어져 있는 자활 후견기관 소속 자활 참여자들의 날-올해는 문학적인 모임으로 갖자는주장하에 박람회란 이름을 붙였다고 함)에 출품할 연극을 준비 하느라 연극에 연자도 잘 모르는 자활근로자들을 데리고 짧은 촌극을 하나 준비중에 있으니 나 개인의 여유시간은 찾아 볼수가 없답니다.
차라리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연극하는게 낫지.중년의 나이를 넘어선
아저씨, 아주머니 분들을 데리고 연극연습을 하다보니 이핑계,저핑계로 빠져 나가려고만 하고 대사를 외우는 데에만도 오랜 시일이 걸리는데 며칠 남지 않은 공연날까지 연습에 충실하여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되게 하자고 다독거려 보지만...11월 7,8일날이 너무나 빨리 다가오는것 같아 조바심마져 느껴집니다.
오후 6시가 조금 지나면 어두워져 버리는게 요즘의 날이기에 늦은 시간까지도 할수 없어 근무시간중에 다른 사람들은 육체적 노동을 하지만 연극을 하겠다고 모인 우리는 정신적 노동을 하고 있으니 자부심을 가지고 연습합시다 라고 다독거리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만들어 지고 있는 작품을 생각하고 서쪽 산 고갯마루에 걸려있는 해를 바라보면서 씽긋 웃어 봅니다.
집에 돌아오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명의 딸아이의 재롱을 볼 시간도 없이 다음주에 있을 방송대학 중간시험 준비로 책상에 앉아야만 하는 나만의 여유라곤 한움큼의 공간도 없이 바쁘게 지낸답니다.
하는일 없이 노는것보다는 바쁜게 낫겠죠?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625-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