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갑니다.
늦은 가을일수록 너무 빨리 저무는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시집을 온지 이제 22년, 제가 느끼는 시간은 이미 저만치 가버렸지만
어머님과 함께 지나온 세월도 그만큼 지났다고 생각하니 세월이 정말 빠르기만 한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은 동갑내기 이십니다.
친정어머님은 제가 시집을 오기전에 세상을 떠나시고, 저희 어머니는 올해 일흔 셋이십니다.
스물 셋, 어린나이에 시집을 와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때로는 어머니 맘에 차지 않는 부분도 있으셨겠지요...
이제는 많이 이해해주시고 덮어주신덕에 제가 이제는 나름대로 이것저것을 꾸려나갈 수 있는 여력이 생긴것 같습니다.
조그마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저에게 어머님은 항상 신선한 야채들을 손수 길러 가져다 주시곤 하십니다. 고마운 마음이야 이루 말할 때 없지만 혹여라도 몸이 아프실까 걱정되는 마음에 않좋은 말을 했던것은 진심이 아니었던거 어머님도 아실테죠... 워낙 무뚝뚝한 제 성격탓에 쉽게 고맙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구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두번 씩이나 바뀐 강산을 바라보며 이제는 꼭 어려운 고부간이 아니라 딸처럼 생각해주시는 어머님을 보게 됩니다.
배넷저고리를 입던 손자 손녀들이 벌써 대학을가서 자기일을 찾기위해 공부를 하고있을 만큼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어요...
저도 마음이 따뜻한 부모가 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머님의 따스한 눈길을 닮아가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것만 같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어도 소홀해질수 있는게 가족인데 늘 부족한것만 같아 죄송스러울 따름이지요...
쌀쌀한 날씨에 건강유의 하시구요... 안녕히 계세요...
2002년10월11일
큰며느리 올림.
[수많은 곡절을 함께 이겨주시고 힘을 주셨던 저희 어머님이 10월12일 일흔 세번째 생신을 맞이 하십니다...
저희 어머님의 생신을 축하해주세요^^]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1가159-6번지
김 선 숙
063-278-3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