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에서 지게를 짊어지다.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폭우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어김없이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찾아 왔읍니다. 높고 푸른 하늘이 화창하고 따뜻하기는 하지만 뜨겁지 않은 햇살을 받으며 콤바인 기계 소리가 여기 저기서 아름답게 들려오는 이때에... 남원 자활 후견기관 축산팀원들은 추석때 벌초해 놓고 묘가에 어지럽혀진 풀들을 모아서 가축들의 깔자리를 만들어 주어 퇴비를 생산하는데 열중이랍니다. 들이나 산에서 산야초를 베어 말려서 소나 돼지 오리의 발밑에 깔아 주었었는데 풀을 베어놓고 말리는 과정에서 비가 온다든지 뒤집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누군가가 공동 묘지에 가면 널어져 있는게 풀이다 라고 해서 십여명 되는 축산팀들이 가서 묶어 오는 일을 하게 된 것이지요. 묘 주변에는 깨끗이 청소를 해 주고 우리는 퇴비 재료를 마련하니 일거 양득이 된 것이지요. 그런데 공동묘지가 차량이 드나들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곳은 풀 묶어 나르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산속에 모여있는 공동묘지라기 보다는 묘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차량이 들어갈수 없어 운반이 문제 였지요. 처음엔 어깨에 매어 나르다가 여러번 나르려니 힘이 들어 지게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게를 마련하여 지게로 짊어지고 나르니 서너번 운반해야 할 것을 한번에 나를수 있어서 쉬워졌답니다. 거의가 5,60대의 나이층이어서 한두번쯤은 지게질을 해 보고 커나왔을 터인지라 지게질을 잘 하셨지요. 30대인 제가 차로 운반역할을 맡았었는데 산속으로 따라 올라가 내려오면서 나도 지게질 한번 해 봅시다 하면서 댓다발 묶어놓은 풀을 지게로 짊어지고 내려오게 되었지요. 한 20년도 넘었을 겁니다. 제가 지게를 짊어져 본 지가. 어렸을적 초등학교 3학년때 산골 마을에 살던 우리에게 아버지는 나뭇가지를 잘라오셔서 내 키에 맞게 지게를 맞춰주셔서 그 후론 학교에 다녀오면 산에 올라가 나뭇짐을 해오곤 했었지요. 키가 작아 지게를 짊어지면 목발이 땅에닿아 걸어가려면 넘어지기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키는 다른사람에 비해 작더라도 넘어지는 일은 없었읍니다. 어른이 되었으니까 키는 더이상 자라진 않더라도 지게가 큰 사람에 맞춰서 제작된게 아니라 보통사람의 키에 맞춰 제작되었을 테니까요. 아뭏튼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게를 잊고 살아오다가 오랜만에 지게를 짊어지니 어린 시절 기억이 되살아 나는 좋은 계기였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영수 우590-921 전화:625-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