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 소중한 사람을 기다려여.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온 종일 보슬보슬 비가 내립니다. 제 맘과는 사뭇 다르게 하루 종일 쉬지않고 내립니다. 이제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려나...제법 쌀쌀해진 걸 보니 말예요. 더위도 더위지만 이 가을이 지나고 나면 추위도 찾아 올텐데...걱정입니다. 이 시간, 자정이 넘은 시간, 다른 사람들은 모두 꿈나라에 가 있겠죠? 하지만 전 오늘만큼은 자지않고 남편을 기다릴려구여. 열심히 일하고 새벽에야 들어오는데 너무 너무 미안해서요. 일이 일이니만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어김없이 비가오나 눈이오나 1톤 화물차에 물건을 가득 싣고 서울로 향해야 한답니다. 어떨 땐 물건이 더 많이 필요할 때는 날짜도 바뀌고 더 자주 올라갈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땐 덜 가기도 하고... 그런데 엊그젠 서울에서 연락이 없어 가지 않더니만 푹 쉬어야 할,일요일 에 가게 되었답니다. 전에는 서울 다니는게 재밌다며 잘 다니더니 40이 넘은 지금은 나이도 있고 건강도 많이 좋지 않아서 정말 피곤해 하는 걸 보니 곁에서 지켜보는 제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도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 가끔 "나도 같이 가서 도와줄까? " 하면요 "됐어, 이사람아. 당신은 하루도,아니 한시간도 못가서 힘들다고 할 걸" 합니다. 그러면서 또 한마디 덧붙이죠. "당신은 집에서 애들 잘 챙기는게 도와 주는 거라고" 며칠 전에는 상가집에 간다며 3일 저녁을 꼬박 새다시피 하더니 다음날 서울에 가야만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하고 저녁을 막 먹으려던 참인데 전화벨이 울려 받았더니 다짜고짜 아무 얘기나 해 보라는 겁니다.졸려서 미칠 지경이라고. 할 수 없이 이 얘기,저 얘기, 상가집에서 뭐했느냐는 얘기...얼마 잃었느냐는 얘기, 조금만 일찍 와서 자고가지 등등... 한참이나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야 할 시간, 1시가 지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