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년 중 가장 더위가 심한 삼복 중 마지막 복인 말복입니다.
오늘을 끝으로 올 여름은 아쉽게도 과거 속으로 사라져 가나 봅니다.
저와 남편은 성격이 상반되게 달라 띠격때격 잘 싸우는 부부에 속한답니다.
하지만
딱 한가지 저와 남편에게 유일하게 맞는 것이 하나 있답니다.
남편과 전 복날만 되면 즐겨먹는 음식이 딱 한가지가 있거든요.
아니
복날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바로
보통 사람들이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보신탕 !
그 보신탕이라는 음식을 저와 남편은 무진장 좋아해서 즐겨먹곤 한답니다.
무지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저흰 자주 먹을 수 없는 불행한 환경에 살고 있답니다.
유감스럽게도
한집에 같이 동거하고 계시는 시어머님께서 보신탕을 굉장히 싫어하시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음력으로 유월은 그러니까 양력 7. 8월엔 시아버님 제사가 있어서 보신탕을 먹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시아버님 제사가 유월말일이라는 사실이고
또
삼복이 음력으로 유월 안에 다 들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올핸 다행히 말복이 음력으로 7월에 들어있어서 보신탕을 떳떳하게 먹을 수 있지만...
물론 집에서는 먹을 수 없죠.
시어머님 눈치와 제가 요리를 못하기 때문에...
보신탕 전문 식당에 가서 시어머님 몰래 먹고 들어가곤 하지만..
그래서 저와 남편에겐 보신탕 때문에 웃을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답니다.
몇 해전 남편 친구 집에서 어머님 몰래 보신탕을 먹었었는데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어머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어머님께 벼락을 맞은적이있었고
언젠가는 냉동실에 개고기를 숨겨두었다가 몰래 가지고 나가다가 어머님 눈앞에서 봉지가 뜯어지는 바람에 들켜버렸던 기억들
아이들과 함께 먹으면서 개고기를 염소고기라고 속였었는데 아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렸고 시어머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혼이 났던 기억들...
하지만
저와 남편은 어머님의 불호령에도 지치지도 않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맛있게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린 무척 흐뭇해하고 있답니다.
두분 저와 남편 정말 문제가 많은 부부죠?
그래서 저와 남편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무척 좋아한답니다.
좋아하는 보신탕 실컷 먹을 수 있으니까요.
부족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과거 속으로 사라져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순창에서 오선옥 보냅니다.
전북 순창군 인계면 도룡리 938-3 ☎650-1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