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네요.
갑자기 가슴이 꿍 내려앉아 전화를 듭니다.
어쩌면 예감이 이리도맞는지 어머님이십니다.
한달에 한번은 꼭 찾아 뵈려고 애를 쓰지만 이번엔 못갔거든요,
제 심기가 조금 불편해 있는고로 애꿎은 어머님만 애가타십니다.
이럴때면 어김없이 전화를 하시죠 옛날 건강하실때는 오시기도하구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떻게 아시는지 내가 힘들어하고있으면
어떤방식으로든 관심을 표하시어
나로하여금 평온을 찾게하시고 마음다스리게 하십니다.
조금만 연락이 없어도 노심초사 하시고 행여 내가 잘못 생각할까봐
쉬이 전화도 못 하신다는 어머님, 전화기 옆에서 한참을 망설이시다
전화를 하셨을겁니다, 눈에 선하죠.
불편하신 몸으로 애써지으신 오이 호박 고추 고구마순 참외.......
첫 수확하신 이것들을 주시고싶으셔서 너희가 먼저 갖다먹어야 다른사람들도
줄수가있다고 언제쯤 가지러 오겠느냐고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갖다먹는것도
염치없는 노릇인데 당당하게 말씀하셔도 좋으련만 마치 죄인처럼 선뜻 말씀못하시고
으....너냐.....저기...내가애가타서 올수있건냐? 힘들면 너는 오지말고 애비만 보내그라
전화기앞에 옹송그리고앉아 그러시는모습 눈에보이는듯해 가슴이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참 우리어머님 왜 그러시는지 왜 그렇게 끝없는 헌신으로 당신을 희생
하시는지 자식들이 일가를 이루어 살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를데고 당신을 속이고
소홀이 해도 부모와 자식사이인데 아무려나 나는 괜찮다 너희들만 잘 살면된다....
일요일마다 행여행여 우리들오면 힘들까봐 청소하고 밥지어놓으시고
고추약찬 것 따고 참외당신들은 드시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잘익었나 고르고골라 따고
가지며 호박 좋은것으로만 따서 행여 시들까봐 냉장고에 애지중지 넣어놓고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시다 전화를 하셨을까,,,
크고 많은것의 물질이아니어도 이런 사소한것의 한없는 마음씀이 애틋하고 감사할따름이다.
내가워낙 푸성귀를 좋아하고 또한 그정성 생각하여 잘 갈무리하여 먹기 때문에 우리 어머님
더욱 날 생각하신다.
네 그럼요 지금 당장갈께요, 우리어머님 금방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신다.
으 그려 글먼내가 다 준비해놓으마 바쁜디 옴서감서하그라이,,,,,,,,우리어머니 신발신을
새도없이 땀 닦을 새도없이 행여 하나라도 놓칠세라 생각하고 찾아보고 이게 좋을까
저게좋을까 그 정성 다 모아서 두시간남짓한 시간에 바리바리 싸 놓으셨다.
가게를 하는탓에 평일이라 따뜻한 진지상도 차려드리지 못하고 내처 오면서 죄스럽고
감사하고 휴 어쩌랴,,,,,,,,,, 어머님 덕분에 불편했던 내 심기가 다소 누그러진다.
갖어온것들을 잘 구별하여 갈무리하고 어머님생각하며 세시간반을 꼼짝않고 앉아서
고무마순 벗겨 김치담고 호박잎찌고 호박된장국 끓이고 풋고추에 된장 푹푹찍어 우리
네 식구 오순 도순 둘러앉아 참 오랬만에 맘껏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다.
아이들이 한 가지라도 안먹으면 이거 너 좋아한다고 할머니께서 보내셨다. 할머니 생각해서
너 먹어야돼 ...그래 그럼먹어야지, 그렇게해서 다 먹였다.
이런 어머님 때문에 친구들이 때로 시집 흉을볼때면 난 가만히 있어 따돌림을 당할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 아는일이라 부러워한다
사람이 어찌 다 좋기만 하겠는가만 내 부모형제 내 자식하고도 어긋날때가
많은데 하물며 남남끼리 맺어져 이보다 어찌 더 좋기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참 나 자신도 이상하리만치 결혼 이십여년동안 아직은 시댁이어서
저어되는 마음 전혀없고 무엇이든 좋고 맛있는것을보면 어머님,아버님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마음만큼 행해지지않으니 이내진심을 알아나주실런지....
아무려면 어떠랴 이런 내마음이 변치않기를 내 스스로 바랄뿐이다.
어머님 ,아버님 정성을 다해 해 주신 것 잘 먹고있구요 부디 건강하셔서
항상 바라시는데로 저희들 화목하게 잘 사는모습 옆에서 내내 지켜봐주세요
진지 잘 드시고 두분 사이좋게,,,,,,,,,,,,,,,,,!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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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 재
225-9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