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상하고 편안한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항상 듣지는 못하지만 들을때마다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잘 해주시니
듣기가 참 좋답니다. 사연을 자 보내지는 않지만 참여해볼려고
노력은 하는데 많이 망설이는 편이랍니다.
오늘도 많이 망설이다 들어왔어요.
며칠 전에 갑자기 서울 갈 일이 있었어요.
친구가 느즈막히 결혼을 한다고 해서 기쁨맘으로 친구를 축하해
주기위해 남편과 함께 서울로 서울로 가고 있었어요.
근데 저는 고속도로 달릴때 휴계소 들러서 이런 거 저런거 먹거리
사먹고 바람쐬고 커피한 잔 마시는 그 즐거움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소풍가는 초등학생처럼 고속도로를 달릴때면 한번도 빠짐없이 그렇게
설레이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도 잔뜩 기대를 해 가지고는 남편이랑
어떤 휴계소에서 쉴까 궁리하다 적당한곳에서 차를 세웠어요.
그리고는 무얼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생각하며 두리번
두리번 했고 제가 선택한것은 그 동안 눈으로 보기만 했지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통감자구이였어요. 그날따라 그게 그렇게 맛잇게 보이는
거예요. 해서 2000원을 주고 샀고 먹음직스러운 통감자를 바라보며 차를
향해 가고 있었어요. 근데요, 감자를 들고 오는 제 모습을 본 남편
얼굴이 막 찌그러지는거예요. " 당신은 무슨 감자를 가져오는거야~
아까 방금 밥 먹어 놓고 또 먹고 싶어 " 하면서 아주 못마땅한 얼굴빛을
하는데 저 순간 당황했다는거 아닙니까
무색하기도 하고, 제 모습이 그렇게 보기 싫었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면서 막 화가 나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 내가 뭐 20만원짜리 감자라도 사가지고 왔나 2000원짜리 감자 좀 먹겠다는 데 사주지는 못할망정 그렇 게 사람 핀잔을 주는거예요." 하고서는
놀랍게도 제가 그 아까운 걸 그대로 쓰레기통에 밀어 넣고 말았어요.
순간 아까웠지만 자존심이 상했거든요.
그 모습을 본 남편도 당황 했나봐요. 어디론가 가 버리데요.
저는 저대로 차 안에서 골이 나기도 하고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기다리는데 저 쪽에서 글쎄 남편이요.
통감자 구이 두 통을 양손에 떡 들고 오는거예요. 웃음이 나왔어요.
남편이 와서는 그러데요. 그동안 감자 못사줘서 겁~나게 미안하다고,
반은 장난으로 반은 머쩍어 하면서 그러더라구요. 의외의 결과였어요.
제가 한번도 그렇게 강하게 나간적이 없었거든요.
행여나 상황이 더 악화되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게 저희 내내 감자 먹으면서 서울 갔어요.
가다가 출출해지면 " 감자 안 쌌으면 배고파서 큰일 날뻔 봤네' 하면서요.
도원경에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듣고 싶어요.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1가 158-11번지 김영근 228-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