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윤승희 조형곤씨,
아무래도 여성시대 애청자 중에 있을 것 같아서 편지를 올립니다.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짚신도 짝이 있다던데 왜 제 친구 성수는 짝이 없는 걸까요? 그 정도면 얼굴도 호감있고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도 많고, 키는 보통이고 배운 것도 많고 실력도 있고 단 한가지 돈이 좀 없다는게 걸리긴 하지만요.
그것도 돈이 안 벌려서 없는 게 아니라 돈을 좀 미워하는 편이고 돈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사고방식을 가졌어요. 이 친구가 말입니다. 뭐 돈하고 별로 안 친하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다양한 사람들 백여명 모아 놓고 사회를 보라거나 강의를 해달래도 거침없이 한 마디 한마디를 토해 내는 것 보면 분명 많은 아가씨들이 오빠 하면서 달라 붙을 것 같은데 그게 제 맘대로 안된다 말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제 친구 성수가 아가씨를 대하길 돈대하듯 하는 거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가끔 보면 숨어서 남성전용잡지도 보고, 인터넷에 들어가 그 재밌는 영화도 보고 한다는 것 보면 아가씨하고 친하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소개하죠. 친구 나이 서른 다섯입니다. 남자 나이 삼십대면 결코 늦은 나이는 아닙니다. 요즘 학력은 별 의미가 없다죠 아마, 기업에서도 졸업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학력은 생략할께요. 직업은 남들이 존경하고 부러워 하는 직업입니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인데요 시민단체 실무자에요. 직함이 국장이라니 꽤 높은거죠.
성격 재치와 유머가 있고 원칙을 지키면서 합리적 생각으로 중재를 잘 합니다. 이 정도면 만점이죠. 혼자 사는데 이골이 났으니 요리는 꽤 하는 편이구요.
20대엔 눈이 좀 높아서 결혼을 못했고 지금은 눈높이를 많이 조절하고 있다는데 글쎄요 지금은 문턱이 별로 없는 듯 보입니다.
여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는 못들었어요. 참 남동생도 없어요. 그러니까 막내는 분명한데 형 말고 또 형들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가 봐요.
이 정도로 제 친구를 소개하구요. 여성시대 애청자님들께서 혹시 주변에 결혼 시기를 약간 놓쳤지만 남 주기 아까운 동생이나 처제 있으면 좀 소개해 주세요. 혹시 압니까? 이길로 피차간에 중매로 돈 벌게 될지 누가 아냐구요.
있으면 메일 주세요. 전화주셔도 좋구요. 한번 만나 봅시다. 약간 걱정은 되네요. 제 친구는 싫다고 하고 저는 한번 만나고서 맘에 들고 그럼 히딩크처럼 되는 겁니까?
한국 축구의 역사를 다시 쓰는 사람, 친구 때문에 강남 가는게 아니라 친구 때문에 바람의 역사를 한번 써볼 일도 있을까요?
여성시대 애청자님 저 절대로 그럴리 없을테니까요. 저를 믿지 못하시면 여기 방송국에 연락 주시면 안될까요? 제 친구 이대로 놔두면 안됩니다.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