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해마다 만물이 소생하는 꽃피는 봄 5월이 돌아오면
내 가슴엔
갑작스레 이승의 끈을 놓쳐버린 당신의 마지막 모습 때문에
눈물 꽃이 핍니다
마지막으로 선택하신 모습조차도 평소 아버지방식 답게
어쩌면 그렇게
허무하게 선택을 하셨던지요??
아버지
지난번 아버지의 두 번째 기일에는 처음보는 낯선 얼굴이
아버지께 술잔을 올려서 혹 놀라시지는 않으셨나 모르겠어요
잘봐두시시지 그러셨어요
작은 체구지만 그래도 엄마께서는 당신손으로 맞이한
맞며느리기에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애지중지하는
아버지의 큰 며느리였으니까요
아버지가 살아 계실때를 회상해봅니다
언제나 반짝반짝 윤이나는 멋진 구두에
긴장되게 날이 서있는 깔끔한 양복,, 고급스러워보이는 넥타이등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텔레비젼 속에나 있음직한
꽤 괞찮은 중년신사 그 자체였지요
하지만 아버지의 그런 모습 이면에는
엄마의 눈물이 있었다는걸 아버지는 모르셨을리 없으셨겠지만
끝내 아버지는 어머니의 가슴에 맻힌 한의 매듭을
풀지 않으신채 꿈처럼 이승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조금만 더 가정적이지 그러셨어요??
조금만 더 엄마를 여자로서 아껴주시지 그러셨어요??
조금만 더 이웃들에게 과다할 만큼 쏟아부으시던 사랑을
가족들에게로 돌려주시지 그려셨어요??
그래도 안심하세요
아버지의 자리는 없지만
어머니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아버지의 의자가
아주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너무나 커서 차라리 멍애같긴 하지만 말이죠
아버지가 계신 그곳 하늘나라에서도
아버지는 여전히 멋쟁이시고, 풍류남아로서 한 시대를
풍미해도 족히 남을만큼의 여유를 부리고 계시겠지요??
환갑을 넘기신 바로 이듬해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시다 거짓말처럼
이승을 떠나버리신 아버지
이 가슴에 가득히 메꾸어진 막내딸의 그림움을
당시는 아시는지요??
하지만 저 열심히 살께요
아버지가 지켜보고 계실 그곳 하늘나라에서
애태워하시지 않아도 될만큼
세상과 맞서서 열심히 제몫으로 주어진 인생의 숙제를
풀어나갈께요 묵묵히 지켜봐주세요 아버지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아버지생각에
어머니께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의 끈을
여며보는 막내딸이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아버지 편히 쉬세요
-당신의 막내딸 올림-
김연옥(전주시 중화산동 한신코아 아파트 5동 408호)
(063)226-6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