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제44회 정기공연
창극 피처럼 붉은 꽃 "논개"
제작/이선형
대본/김정수
연출/박병도
작.편.지휘/유장영
안무/문정근
창지도/김세미
※ 일시 : 2011년 9. 22(목)~23(금) 오후 7시30분
※ 장소 :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
※ 주최 : 전라북도립국악원
※ 문의 : 063)290-5530~4, 290-6450 (무료)
※ 인터넷 예약 : www.kukakwon.or.kr
▶ 작품줄거리
♠1. 서장
지난 세월의 아픔이 언제 있었냐는 듯 도도히 흐르는 남강변, 강가에 앉은 노인(정노)의 시선이 강물에 내맡겨져 있다. 노인은 젊었을 적 논개를 마음속으로 흠모했던 남자. 단 한번도 그의 마음을 내비친 적은 없지만 어릴적 한동네에서 자라고 왜란때에는 의병으로 활동하면서 논개의 먼 그림자로 있었던 사람. 인생의 황혼, 그 길었던 시간을 반추하며 남강의 황혼을 지키는 남자의 긴 그림자가 애절한 물결을 따라 일렁이고 있다.
♠2. 오십년 전쯤에
노인이 회상하는 오십년 전 이야기. 지독한 가뭄, 보릿고개, 대지는 해갈의 촉촉함을 잊은 듯. 마을 청년들은 디딜방아 액맥이를 통해 타는 가슴에라도 단비를 적시려할 때, 논개는 십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십년전 가난했던 논개는 부친 사별후 숙부댁에 맡겨졌고, 숙부는 부자집 병신 아들에게 논개를 강제 결혼시키려한다. 이를 안 논개모는 야반도주하나, 결국 붙잡혀 최경회 현감에게 십년간 노비속공에 처해진다. 현감부인의 넓은 아량으로 논개모와 논개는 친동기간과 딸처럼 보살핌을 받아 최현감의 부임지를 따라다닌다. 그러나 현감부인과 논개모가 죽자 논개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3. 내 마음에 타는 불
마을에 디딜방아 액맥이가 펼쳐진다. 기우제가 끝나고 마을로 돌아오다 정노는 마을을 지나가는 논개와 마주치게 된다. 정노는 논개를 본 순간, 심장의 멎음과 함께 가슴에서 타오르는 사랑을 사라진 논개의 발자욱에 말없이 실어 보낸다.
♠4. 조정
한편, 조정에서는 왜국에 파견되었던 황윤길, 김성일 등 통신사 일행의 보고를 받지만 서로의 대립된 의견으로 인하여 선조는 이문제에 관한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5. 왜국 막부
같은 시간, 왜국에서는 천하통일을 이뤄낸 풍신수길이 넘쳐나는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조선침략을 계획, 만반의 준비를 이룬 뒤 출정을 선포한다.
♠6. 칠년전쟁
선량한 이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산천에 갑자기 굉음과 함께 전쟁이 발발한다. 왜적의 침략과 잔혹함에 조선의 산천초목은 폐허가 되어간다. 모친의 사망으로 낙향했던 최경회는 상복을 벗지 않은채로 의병을 조직, 무주, 금산, 개평등지에서 왜적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7. 누가 이맘 알리요
최경회를 찾아간 논개는 최경회의 죽은 부인 김씨의 유지를 받들어 최경회를 곁에서 모시겠다고 우긴다. 하지만 최경회는 그런 논개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럽다. 한편, 최경회의 활약을 높이 산 조정은 그를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로 임명하고, 최경회는 황진, 김천일등과 함께 호남의 길목으로 왜적이 노리는 요충지인 진주성을 목숨걸고 지킬 것을 다짐하며 논개와 이별을 한다.
♠8. 진주성으로
남장을 한 논개와 달래는 진주성이 아직 함락되지 않았음을 믿고 진주성으로 향하다 왜병을 만나 격투 끝에 생포된다. 이때 황진장군께 지원을 요청하러 가는 골자부대를 만나 극적으로 구출되고 정노와 함께 진주성으로 향한다.
♠9. 진주성싸움
전쟁의 발발을 예측이라도 하듯 적막하기만 한 진주성. 논개는 그리워했던 최경회와 재회를 하게 되지만 일촉즉발의 진주성은 그들을 한가하게 놔두지 않는다. 최경회는 일본군들과의 마지막 일전에 임하고 논개는 그를 도와 아녀자들을 지휘하지만 군사력의 열세로 인해 끝내 진주성을 지키지 못하고 최경회를 비롯한 조선군지휘자들은 왜적의 조총과 칼날에 쓰러지고 만다.
♠10. 짓밟히는 땅
성안은 검게 그을린 인육의 도살장이 되었다. 끔찍한 폐허속의 침묵이 쌓일수록 싸움이 얼마나 처절했는가를 알려주는 듯 하다. 여기 저기에서 죽임을 당하는 남자들, 강간당하는 여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논개의 친구 달래 역시 윤간을 당하게 된다. 논개는 힘들게 달래를 찾지만 달래는 논개가 보는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최경회, 달래, 그리고 이웃들의 처절한 죽음. 논개의 피맺힌 한은 복수심으로 불타오르며 가슴 깊이 묻어둔다.
♠11. 남강 촉석루
논개는 촉석루에서 왜장과 조우를 계획하는데, 정노는 그와 함께 고향 장수로 떠나기를 권유한다. 그의 간곡한 청과 사랑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논개는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남강 촉석루 잔치로 발을 돌린다. 남강 촉석루에서 진주성 함락의 성공을 자축하는 연회장에 잠입한 논개는 게야무라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하고 미리 계획한대로 좌중의 기생들로부터 반지를 건네받아 손가락에 끼고 게야무라와 함께 의암 바위에 오른다.
♠12. 종장
지난 세월의 아픔을 잊은 듯 유유히 흐르는 남강 변, 강가에 앉은 노인(정노)의 시선이 강물에 내맡겨져 있다. 강물을 바라보는 노인의 눈엔 진주성에 목숨 던진 수많은 영혼들과 함께 되살아나는 논개의 모습이 애절한 물결을 따라 일렁이고 있다. 그리움처럼 타오르는 논개의 환영을 뒤로한 채 어딘지 모를 곳에서 구음소리와 강한 빛줄기가 바람을 타고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