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N 금강방송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부당한 방영 불가 판정을 철회하고
지역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2011년 4월 25일 KCN 금강방송이 익산지역공동체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공동제작위원회에서 제작하여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방영 요청한 <시민제작 프로젝트, 익산을 말한다>(이하 ‘익산을 말한다’)에 대하여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방송 불가 통보를 했다. 금강방송의 이와 같은 결정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익적 목적을 위해 제작한 영상물을 적절한 근거 없이 방영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방송법을 통해 보장되어있는 시청자들의 방송 접근권을 박탈하고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근본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 우려된다.
금강방송은 현재 <열린채널, 시청자세상>이라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사를 통해 방송하는 것으로, 매스미디어로부터 소외되어온 일반 대중의 표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제출되는 공론장을 형성하기 위해 방송법으로 규정된 것이다. 방송사는 방송기술 및 방송편성의 제약이 없는 한 시청자들이 방송 요청을 한 프로그램을 방영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방송법 시행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 제26조 1항)
그러나 금강방송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익산을 말한다>를 방송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이들이 구두로 밝힌 방송 불가 사유는 다음과 같다.
△ 방송사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과 주제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 △ 이 프로그램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다. △ “한 달에 한번 찾아뵙겠습니다.”라는 MC 멘트가 적절치 않다. △ 방송사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유들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방영 불가의 근거가 전혀 될 수 없다.
우선,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이나 외주 프로그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별도로 마련된 시청자가 직접 제작하고 시청자의 의견을 말하는 시간이다. 방송사가 방송의 내용에 따라 편성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설사 해당 방송사에서 같은 주제를 다룬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시각에서 시청자가 직접 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의 다양성‘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존중되어야 한다.
둘째로, 이 프로그램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포맷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며, 오히려 최근 각종 연구 결과에서는 다양한 포맷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발표한 “2011년도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지원사업 추진계획”에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방송제작을 본업으로 하지 않은 자연인 및 비영리민간단체가 자체적으로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하고 있을 뿐, 포맷에 대한 제한은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 방송 불가 통보를 받은 <익산을 말한다>는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 시민영상동호회 영상바투,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가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는 오히려 지역 시민사회의 합의와 협업을 통한 공동제작이라는 지역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주요한 모델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방송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것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앞으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지 조차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방송사와의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며, 설사 사전 협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는 방송 불가의 사유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히는 바이다. 원칙적으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시청자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며, 방송사와의 사전 협의가 방송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지난 10년 간,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대표적인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KBS <열린채널>을 비롯한 어떤 방송사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도 방송사와의 협의를 전제로 방영된 것이 아니다.
<익산을 말한다>는 지역 시민사회의 합의와 협업을 통한 공동 제작 결과물이며,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지역 공공 의제를 이야기하는 공익적 내용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지역성 구현’ 이라는 철학이 잘 녹아있는 프로그램이다. 전혀 타당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이를 방영하지 않겠다는 금강방송의 결정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결정이 방송법으로 보장된 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소통을 막고 지역사회 공론장 형성을 방해하고 있는 것임을 금강방송은 알고나 있는 것인가?
금강방송은 한국에 케이블 방송이 시작된 이래 지난 십수년 간, 익산/군산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이윤을 창출해왔다. 케이블 방송의 지역채널을 통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이러한 독점적 이윤에 대한 공공적 환원의 과정이자, 지역 시민들의 방송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초반 미국과 캐나다에서 이루어진 케이블방송을 통한 퍼블릭액세스 제도의 설립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지역 독점 방송에 대한 견제와 책임 부과라는 의미가 있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익산을 말한다> 방송 불가 결정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금강방송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 지역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전면적인 논의와 항의 행동이 필요함을 인식했다. 금강방송은 과거에 다른 지역에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방송 불가 판정이 있었을 때, 이에 대항한 시청자들의 항의와 권리 찾기 과정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음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금강방송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아래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강력이 촉구한다.
- 금강방송은 <시민제작프로젝트, 익산을 말한다>에 대한 방송 불가 결정을 철회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즉각 방영하라!
- 금강방송은 근거 없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방송 불가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 금강방송은 이후 이러한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여 발표하라!
2011년 4월 27일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
시민영상동호회 영상바투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