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수농협 도정공장, 쌀가마니에 바구미 있으면 방아 못 찧는다 돌려보내...그 이유 알고보니, 청소하기 귀찮아서!
전날 서수농협 도정공장에 방아를 찧기로 약속을 하고 오늘 약속시간에 맞춰 갔습니다. 그러자 대뜸 직원 하나가 와서는 트럭에 실린 쌀가마니 하나를 내리라는 겁니다. 그러더니 자루를 풀고 햇빛에 내놓고 몇 분 있다가는 "보셨죠? 쌀에 바구미가 있어서 방아를 못 찧겠습니다. 다른데로 가시죠"라고 말하곤 이게 방침이니까 불만이 있으면 자기 소관이 아니니까 과장님하고 얘기를 하라는 거였습니다. 이미 큰 쌀가마니 하나가 퇴짜를 맞아 한쪽으로 빠져 있었습니다. 직원은 고개 빳빳이 쳐들고 말하더군요. 이렇게 퇴짜 맞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그 과장이란 사람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쌀에 바구미가 있으면 방아를 못 찧어줍니다. 이게 방침입니다"란 말만 되풀이 하곤 전화를 툭 끊어버리는 겁니다. 이에 진노한 아버지는 임피 조합장실로 달려가셨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한참만에 다른 직원이 서수 도정공장으로 가서 이분 방아를 찧어주라고 해서야 겨우 방아를 찧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얘기를 듣다보니, 코미디같은 이야기는 이렇게 된 거였습니다. 서수농협에서는 서울로 친환경 쌀을 학교급식으로 올려 보내는데, 밥먹다가 바구미가 나와서 경고조치를 받고 서울까지 올라갔다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바구미가 있는 쌀은 원천적으로 도정공정을 못해준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래서 깨끗이 청소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물었더니, 손이 많이 간다는 거였습니다. 햇쌀도 아니고 작년에 쌓아둔 쌀가마니에서 바구미가 없는 쌀이 얼마나 될 것이며, 그 사람들 다 돌려보내놓고 왜 너희만 그렇게 유별나게 구냐?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하더구만. 이런식으로 직원이 저에게 와서 시비를 거는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 당신들때문에 바구미가 담긴 쌀을 방아를 찧게 되었으니까 이미 퇴짜맞아 한쪽에 쌓여있던 쌀들부터 도정을 해주고 당신들은 나중에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온 순서부터 해야한다나 뭐라나요. 제가 확신하건데, 서수농협 도정공장은 조합장실로 달려가서 따져야 "마지 못하다는 듯이 이사람건 그냥 해줘서 일 크게 만들지 말고 보내라. 하지만 방침은 여전히 바구미가 있는 쌀은 방아를 못 찧어준다. 왜? 청소하기 귀찮으니까! 이런 논리로 농민들을 가지고 농락하고 희롱하고 있을겁니다.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진정 알까요? 아뇨, 모를겁니다. 우리 서울로 쌀 팔아먹는데 걸리적거리니까 바구미가 있는 쌀은 아예 가져오지도 마라! 이게 대한민국 농협의 현주소입니다.
농협이 언제부터 사기업의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습니까! 농협이 언제부터 자기들 쌀 팔아먹는데 청소하기 귀찮다고 바구미 나오는 쌀들은 방아를 못찧겠다며 어름장을 놓는 싸가지 없는 집단이 되었습니까! 그리고 낯짝도 두껍게 너희들때문에 일거리가 늘었다고 대놓고 시비를 거는 뻔뻔한 집단족속이 되었습니까! 농협은 진정 농민을 생각하는 초심으로 돌아갈 수 없는 머나먼 강을 건너고 만 것일까요! 가슴이 답답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