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연히 해결될 문제가 좀처럼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명백한 잘못'을 주변에서 '용인'해주기 때문이다.’ ‘폭력이 즉각적으로 제어되지 않는다면,
혹은 발생했더라도 합리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면, 나아가 시간이 지나서 이를 '향수'의 차원에서
긍정해버린다면 처음의 폭력은 '그 이상의 폭력'으로 진화한다’ 현재 미투 사건들과 관련해서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은 한국 남자들이 이상해진 배경을,
‘머리, 가슴, 배, 등’ 등으로 나눠서 그 사회적인 몸을 분석한다. 가장 주목하는 건 군대의 문제이다.
군대에서 일종의 '남성다움'을 배우고, 그 '남성다움'이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는 남자들에 대한 언급도 있다.
그러니 이것은 결국 조직적인 문제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해석.
군대처럼 여전히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이 많다보니, 이곳에서 집단의 권위, 공동체의 이익은
개인의 의견이나 다양성보다 항상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
그러다보니 괴물에 맞서 투쟁하던 조직도 결국은 괴물을 닮아가며 또 다른 괴물이 되어간다는 것.
이것이 그동안 진보라고 여겼던 인물이나 단체가 이번 미투 사건의 근거지가 되다시피한
배경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