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목의 책이 이전에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기초로
수전 블랙모어와 찰스 파스테르나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간의 의미와 특성에 대한 글을 실었다.
그런데 이때는 인류학, 생물학, 생화학, 언어학, 철학, 뇌과학, 신경과학, 의학, 종교, 기술과학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있어 인간의 특성을 살폈다면, 이번에 국내에서 발간된 책은 좀 다르다.
다른 종과 구별되는 문명을 구축한 인간의 능력 전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 8명의 저자가 함께 했는데.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홍세화,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의 김민섭, 인권운동가 류은숙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다.
인권운동가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밥상을 세 번이나 차려준 분이 있었다.
이분은 그 경험담을 통해서 ‘존재’가 아닌 ‘열심’을 섬기는 나라에서 어떻게 인간으로 살 수 있는지를
묻습다. 김민섭씨는 “먼 곳에서 벌어지는 악에는 쉽게 공감하지만 주변의 악에는 눈을 감고 마는 인간”을
예로 들면서 “가장 가까운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가”를 묻고,
홍세화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의 조건은 ‘생각’이라는 명사의 삶을 ‘생각하다’라는
동사의 삶으로 바꾸는 것.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인간다움’에 대한 조건을 살펴보면
‘타인에 대한 공감’이 많았다. 이 책은 여러 주변의 생활 속 이야기를 사례로 담고 있어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묵직하고 깊은 철학적 고민의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우리는 촛불을 통해 각성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우리 안을 들여다보고 진짜 각성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