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중반 우리나라 한 대학신문에서 낙서들을 분석한 결과가 있었다.
그 당시 낙서로 가장 많이 쓰였던 주제로는 사랑, 결혼, 인생, 학업, 종교 순이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분석해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낙서가 전체의 17%로
사실상 1위를 차지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환경과 고민속에서 나오는 낙서를
제 3자가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구획되어진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화로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낙서를 통해 분출되어진다고 하는데
어쨌거나 그 당시 대학생들의 생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
- 전화통화하면서 의미 없는 내용을 끄적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의 뇌는 도형이나 패턴 같은 영역을 담당하는 부분과 언어 정보를 담당하는 부분이 있는데
전화는 온통 언어정보이다 보니 도형과 패턴을 담당하는 부분이 심심해져서
원이나 선 혹은 삼각형 따위를 그리게 된다는 것이 한 원인이고
두 번째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정신의 균형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음성통화의 경우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을 듣게 되니
시각정보와 청각정보 사이의 균형이 깨지는 것.. 즉 보지는 않고 듣고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욕구불만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낙서를 하게 된다는 것.
결국 언어정보와 패턴정보 혹은 시각정보와 청각정보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뇌의 무의식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통화를 하는 동안 낙서를 하게 된다는 것.
- 낙서를 통해 기업의 경제적 이윤을 기대할 수도 있나?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여 회사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칠판과 사인펜을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예 별도의 ‘낙서 룸’을 만드는 기업도 있는데 이 회사의 경우 사무실 벽 전면에 칠판과 사인펜은 물론
각자의 책상에 낙서장까지 마련해주었다고.
이러한 기업들의 낙서기법이 유행하면서 사무실 벽을 칠판으로 개조해주는 아이디어페인트’라는 회사는
2008년 이후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