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휴가를 뜻하는 ‘바캉스’, 프랑스어. 이 말의 유래는 라틴어 ‘바카티오’.
그 뜻이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하지만 휴가를 맞아도 그렇게 자유로워지기는 쉽지 않은 현대인의 삶.
휴가철 극성수기를 맞아 한 권의 시집 선택.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창비)’
2> 빡빡한 소설이나 에세이보다는 한결 가벼운 느낌이네요.
지난 40년 동안 한국 시단을 지켜온 창비시선이 400번을 맞아서 낸 기념시집.
창비 시선 301번부터 399번까지 각 시집에서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따라 읽을 수 있는 시 한 편씩을 선정해서
엮어놓은 시 모음집.
길고 어려운 시는 빼고 짧은 대신 여운을 남기는 시들을 주로 선택.
한쪽에 그 시가 담기고 맞은편에는 그 시에 덧붙이는 시인의 말이 덧붙여 진 구성.
많이 덜어내고 독자가 스스로 여운을 즐기게 하는 시집이라서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휴가’에 맞춤한 책이 아닌가 싶음.
3> 40년 동안 4백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니 대단하네요.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라는 표제는 신경림 시인의 시 제목이기도 함.
지난 1975년 신경림 시인의 ‘농무’로 첫발을 내딛은 이래, 산수로만 따져도 1년에 시집 10권씩은 출간함 셈.
저 계산으로 따지면 한 달에 한 권쯤.
1970~80년대에는 판금조치를 당하기도 하고 그 유명한 문학계간지 ‘창작과 비평’이 폐간을 당하기도 하고,
심지어 ‘출판사 등록 취소’ 같은 핍박도 받았지만,
끝내 4백 번째 시집을 출간.
4> 이번 주에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은요?
장석주 시인이 단순하고 간결하고 느린 삶을 사는 이야기를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라는 산문집에 담아냄.
‘청춘을 기록하는 사진작가’로 유명한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집.
‘라이언 맥긴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첫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