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 할 때 그 ‘풍’이죠.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할아버지의 이름은 풍이었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다니며 지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 ‘풍’,
풍 할아버지의 성은 원래 ‘이’씨였지만 사람들은 ‘허풍 할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1930년에 서쪽 바다 섬 중도에서 태어난 할아버지는 귀가 밝아서 어디서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주워들었다고 그래요.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어디서 이야기를 하여간 잘도 주워듣고 와서는 거기에 살을 붙여서 진짜 재미나게 만들어내는 사람요.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황구라’, 황석영 선생님이 그런 허풍쟁이로 손꼽히죠.
정확히는 이풍, 이구, 이언으로 이어지는 3대가 살아낸 역사에 관한 이야기.
풍 할아버지처럼 그 아들인 구와 손자인 언도 성인 ‘이’ 대신에 ‘허’를 앞에 붙여서 허구, 허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요.
역사의 주요 장면 곳곳에 우연찮게 개입을 하게 돼서 정말 허풍처럼 말도 안 되게 역사를 바꾸게 됩니다.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계기를 만든 것도 풍, 1952년 거제도 포로 소요사건을 해결한 진짜 주인공도 풍,
심지어 가수 조용필의 노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든 사람도 풍 할아버지라는 구라 인듯 구라 아닌,
구라 같은 이야기들이 소설에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