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구석구석 명품 건축을 소개하려는 건축 평론가 아빠와 일찌감치 학교를 중퇴하고 아빠를 따라나선 딸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듯 우리 건축 유산을 찾아가서 그 안에 깃든 문학, 역사, 철학 등 우리 문화 전반을 배운다.
아빠와 딸은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고 정신을 수양하던 선비의 얼이 서려있는 정자에 올라섰다. 명문가 옛집에 깃든 소중한 가치를 배우려고 고택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리고 명사의 생가에 방문해서는 포기할 수 없었던 소중한 가치가 살아 숨쉬는 생생한 현장을 목격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독교가 우리 땅에 토착화하면서 근.현대 건축이 어떻게 모습을 달리했는지 건축을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삶의 그릇을 삼아 살펴보았다.
궁극적으로 인문학적인 건축이란 자연 속에서 들어가 자연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 건축은 그 안에 사는 사람의 품성을 편안하게 이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것이 바로 우리 건축이 만들어내는 풍광의 힘이다. 따라서 우리 건축에서 느끼는 감동 또한 서양 건축의 감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건축적인 감동이 아니라 인간적인 내면의 감동인 것이다. 아름다운 건축은 스스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하여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