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타고 다니시는 분 가운데 이른바 보조범퍼 부착한 분 많습니다. 캥거루 범퍼라고도 하고, 범퍼가드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이 보조범퍼는 범퍼라 할 수 없죠. 충격 흡수 기능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보조범퍼에도 재미나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보조범퍼에 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오토타임즈 권용주 기자입니다.
1. 보조범퍼는 엘크테스트와 관계가 있다던데..엘크테스트는 무언가.
엘크는 말코손바닥사슴인데, 통상 뿔이 큰 사슴을 가리킴. 유럽에선 야간에 이 사슴과 부딪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남. 그래서 사슴이 나타났을 때 급하게 피하게 되고, 이 상황을 가정해서 차선을 급하게 바꾸는 시험이 바로 엘크테스트. 미국에선 레인 체인지라고 함. 순간 차선을 이탈했다가 다시 차선으로 되돌아오는 시험은 W레인 체인지라고 함. 그래서 동물과의 충돌에 대비한 게 바로 보조범퍼.
2. 캥거루 범퍼는 어디서 유래
호주에서 유래한 말. 호주는 캥거루가 많은데, 간혹 야간에 차 불빛을 보고 캥거루가 뛰어들어 사고가 많이 발생. 동물과의 충돌에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SUV 차에 설치되기 시작한 게 캥거루 범퍼. 결국 엘크나 캥거루나 모두 동물이고, 보조범퍼는 이들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3. 그렇다면 국내에선 별로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그렇게 큰 동물이 출현하지 않음. 따라서 보조범퍼, 즉 캥거루범퍼가 필요 없음. 하지만 최근에는 미관상 차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양한 보조범퍼가 등장하고 있는데, 문제는 범퍼는 충돌할 때 충격을 흡수하도록 돼 있지만 보조범퍼는 대부분 철제로 만들어져 충격 흡수가 되지도 않고, 보행자 또는 다른 차와의 충돌 때 흉기로 변할 수 있음.
4. 실제 얼마나 상해지수가 높나
실험에 의하면 철제 범퍼보호대가 달린 차에 의한 보행자 사고가 났을 경우의 상해지수는 범퍼보호대가 없는 차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남.. 간단한 부상으로 그칠 수 있는 사고가 부적절한 캥거루 범퍼로 인해 피해자는 영구장애가 될 수도 있는 것. 최근의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레저용 차의 41%인 약 60만대 이상이 캥거루 범퍼, 또는 그와 유사한 보조범퍼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5. 그래서 요즘에는 보조범퍼의 재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있다던데..
통상 범퍼의 재료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이나 폴리프로필렌(poly-prophilen), 폴리에틸렌(poly-ethilen) 등의 재활용이 가능한 연질 플라스틱. 이들 재료들은 자체의 탄성으로 충격을 흡수하거나 일정 세기 이상의 충격에서는 변형되거나 구부러져 충격 에너지를 분산시키도록 돼 있음. 그래서 보조범퍼도 범퍼와 동일한 재질로 바꾸는 사례가 있음.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여전히 철제 재질이 주종을 이루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