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모닝비타민... '책방에 가다' 시간이죠
1> 오늘은 올 한 해 출판계를 정리해 주신다구요?
벌써 2010년의 마지막 달 12월도 절반이 지났다. 히 2010년의 우리 모습을 정리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0년 출판계의 특징, 어떤 게 있을까? (글쎄, 인문학 열풍? 또 서거, 추모와 관련된 책도 눈에 띄었던 것 같은데요.) 그렇지. 인문학 열풍은 ‘정의란 무엇인가?’, ‘삼성을 생각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의 책이 올 한 해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휩쓴 데에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법정 스님의 입적 후, 책을 절판하라는 유언과 더불어 법정 스님의 책 판매고가 다섯 배 이상 증가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역시 추모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2> 그러고 보니까 올해는 정말 폭발적인 베스트셀러가 많았던 해가 아닌가 싶군요.
이런 2010년 출판계 동향의 중심을 보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남성’ 독자의 증가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서점에서 올해 연간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를 분석했는데, 남성독자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약 3% 포인트 높아진 39.7%, 그러니까 거의 40%를 차지했다. 그것도 20-30대보다 40-60대 남성들의 구매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문학 서적을 선호하고 20-30대의 젊은 층은 실용서를 많이 찾지만, 중장년층 이상의 남성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됐고 책을 통해 더 자세히 알려고 했기 때문에 인문학 열풍, 추모 서적 열풍이 불었다는 분석이다.
3> 저도 올해는 다른 해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던 거 같은데요. 그밖에 다른 특징들이 있다면요?
또 다른 특징으로는 ‘스마트폰과의 결합’을 들 수 있겠다. 올 한 해 스마트폰이 빅뱅을 이루면서 전자책 분야도 급격히 성장했고 스마트폰 관련 도서가 줄을 잇기도 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소설가들이 온라인 연재소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어쩌면 내년에는 이 부분에 있어서 더 큰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행복의 조건’이나 ‘세로토닌하라’는 행복한 삶을 위한 근본적인 방법과 조건을 제시했고 ‘걷기 여행’열풍도 행복한 삶을 위한 한 방법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4> 그러면 올 한 해 베스트셀러를 쭈욱 짚어볼까요?
온오프라인을 망라해서 단연 1위를 차지한 것은 인문학 열풍의 중심에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그리고 서점마다 순위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권비영의 역사소설 ‘덕혜옹주’, 무라카미 하루키의 ‘IQ84'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반기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고, 하반기에는 역시 ’정의란 무엇인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제외한 나머지 5위권 안의 책들은 모두 상반기에 출판된 것들인데, 하반기에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워낙 대어였기 때문에 다른 책들이 오히려 주목받기 어려웠다는 점도 눈에 뜨인다.
청취자 여러분은 올 한 해 어떤 책을 선택해 읽으셨는지. 분명한 건 아무 것도 읽지 않는 것보다는 단 한 권이라도 읽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