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 - 『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
박천홍 지음, 현실문화
* 내 용
우리의 근대사는 언뜻 비극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훨씬 역동적이고 중층적인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는 재빠르게 역사라는 이름으로 사라졌지만, 민중적 감수성의 세계는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 근대를 앞질러 체험했던 민중 세계의 바다는
유년 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천진함,
무엇인가로 틀 지워지기 이전의 충만한 가능성, 낯선 것에 경탄할 줄 아는 순수성 등의 덕목을
일깨워준다. 타자를 추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감춰진 또 다른 내면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때,
타자는 제거해야 할 악이 아니라 우리를 보완할 수 있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근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러 갈림길이 놓여 있었다.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는
아직도 우리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바다, 그곳을 통해 찾아온 이방인들과
당시 조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진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