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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말 나들이에서
'병원에 실려 갔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라는 예시문을 다루었습니다.
요지는 '~지만' 뒤에는 앞말에 대해 상반되는 내용이 와야 하므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바른 말로 고쳐 쓰면 '병원에 실려 갔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화자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상반되는 내용도 달라지므로 예시문은 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가> '2층집에 불이 났지만 다행히 인명 사고는 없었다.'
<나> '2층집에 불이 났고 다행히 인명 사고는 없었다.'
위의 예문에서 2층집에 불이 났다는 사실은 화자가 생각할 때 대부분의 화재 뒤에는 인명 사고가 뒤따르기 마련ㅇ기 때문에 인명 사고가 없는 것은 화재 사실과는 상반되는 내용이 되므로 <가>항이 자연스럽습니다.
마찬가지로
'병원에 실려 갔다'라는 사실 역시 응급하지 않을 때는 병원에 실려 가지 않고 직접 방문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므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은 앞의 말에 대해 상반된 화자의 생각이 담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결론은
예시문의 경우 잘못된 어법이라고 고쳐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문장이 자연스러운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곧 문법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