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들어 주신 혼수품

몇 일 전 내린 봄비로 버드나무 가지 끝에 생기가 가득하네요

저는 돌아오는 토요일 결혼할 아들을 둔 결혼 30주년이 된 주부입니다.

아들 결혼식에 입고 갈 옷을 손질 하고 다림질을 하는데 친정 엄마가 생각납니다.

엄마 연세 벌써 여든 일곱

내가 결혼할 혼수품으로 신문을 30장정도 겹쳐 예쁜 천을 입혀 손수 바느질 꿰메 주시면서 “애야 이것 가지고 가서 이서방 와이셔츠 반듯이 다려 입혀 출근 시켜라” 하시면서 이 다림판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다림질을 하였으나 한해 두 해 지나 벌써 30년이 되었네요

요즘 좋은 다림판이 많이 나왔지만 시집 보내는 딸의 행복을 기원하며 한 땀 한 땀 바느질 한 엄마의 깊은 정을 생각하며 빛 바래고 볼품 없지만 “이서방을 위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엄마

엄마가 각별하게 예뻐 해준 손자가 결혼을 합니다.

엄마는 항상 말씀 하셨죠 “너희 아들 결혼할 때 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손자가 결혼합니다.아이는 할머니의 사랑 때문인지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 예쁘고 총명하고 사랑스런 처녀와 결혼합니다.

어제는 엄마와 둘이서 남부시장에 가서 시장구경도 하고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손자의 결혼식에 입고 갈 옷 한 벌을 샀습니다. 결혼 식장이 서울이라 힘들어 가지 않으려 하시지만 나 결혼하던 때 젊고 고은 모습으로 손자 결혼식에 모시고 가렵니다.

다림판은 이제 낡고 변색되고 얼룩지고 변형 되어 있습니다.

다림판 속의 오래된 신문에는 어떤 기사들이 있을까 생각 해봅니다.

어떤 기사들이 있던 딸의 행복을 간절하게 빌며 만드신 엄마의 정으로 용해 되어 다림판이 되었습니다.

아들 결혼식장에 입고 갈 옷을 다림질 하며 아이의 행복을 기원하고 다림판 바느질 한 올 한 올에 스며있는 어머니의 사랑에 감사 드립니다.

“엄마 첫째 결혼이 끝나면 둘째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손주들도 봐 주세요. 엄마 사랑해요”

“큰애야 결혼 축하 한다”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1가 646-7

이고영(010-2685-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