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무덥고 화려하기만 했던 여름이 이제 지나가는 느낌을 받는 아침입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가는 시간앞에서는 장사가 없고
절기도 어길수 없는 만큼 우리집 텃밭에는 이렇게도 더운가운데 분명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을 자랑하는 고추가 빨강색으로 갈아입었고,
대추나무는 알알이 열매를 자랑하고 있고 ,
마당한가운데 찰옥수수를 말리고 있고,
집앞논에서는 벼가 이삭을 자랑하는군요
저녁때면 고추잠자리가 모기를 잡아먹기위해 마당 한가운데를 빙빙돌고
난 벌써 올해딴 고추를 손질하고 있어요
이 고추로 올 겨울에 김장을 해서 맛있고 먹고
한평생을 농사로 전념하셨는데
이제 나이가 너무 많아서 농사를 못 지어신다는 우리 친정부모님
그 소리를 들어니까 마음이 너무 많이아파서
제가 지은 고추를 이제 친정부모님께 드리고 싶어요
없는 살림에 5남매 공부시켜라
우리 키우신다고 허리가 다 휘고 머리가 검은색 하나 없어 백발이고,
왜 이렇게 눈은 어두우신지.....어머니는 시력장애를 입어 우리가 대문에 들어서면
"엄마"
하고 부르면 분명 저 목소리가 우리 딸인데 ...딸 얼굴을 제대로 못 보시는 어머님
그리고는 순애왔어.
잘 왔다 하면서 부엌으로 들어가 식혜를 했는데 어디 먹어봐라
하시면서 더듬더듬 내 주실려고 하는 어머님
우리 부모님께서는 정말 가는 세월만큼 시간만큼이나 늦가을이 온 느낌이라
가슴이 찡해 옵니다.
우리의 인생을 하루해로 80세로 보면
점심먹고 나면 금방 저녁이 오고
또
밤이 오는것 처럼
이렇게 지금 이 시간도 저녁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저녁이 오고 밤이 가까이 오는 이 시간에
난 오늘도 열심히 사랑스럽게 알알이 익어가는 곡식에 사랑을 듬뿍담아
올 가을에 부모님께 이제 받아오지 않고 제가 땀흘러 거둔곡식을 갔다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 오늘도 구슬땀을 닦어면서
기쁜마음으로 밭일을 하고 늦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한아름안고 나의 고향
경남 산청군으로 향할까 합니다.
전북 군산시 옥산면 옥산리 321-15번지
010 9437 4118 박순애
듣고싶은곡은< 비틀즈에 헤이준 >
*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패티김
* 사랑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