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안동에서 택배가 도착했다.
토실토실한 감자 한 박스, 마늘2접,가지,오이,고추,깻잎,부추에 벌레먹은 얼갈이배추 까지
엄마의 밭에서 나는 모든 것을 넣었나보다.
택배를 받을 때 마다 나는 마음이 아파 목젓까지 먹먹해 진다.
엄마께선 제작년에 경운기에서 떨어지셔서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하시고 팔 인대를 수술하셨다.
삼개월간 병원에 계시는 동안, 나는 멀리 떨어져 산다고,직장 다닌다고, 애들 학교보내야 된다고
달랑 한 번 다녀오고, 연세드신 아버지께 간병을 맡겨놓고, 간병인을 썼다.
자식이 넷이나 되는대도 간병할 자식하나 없으니 자식이라고 있으나 마나 한것 같았다.
나를 멀리 전라도로 시집보내고,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에 얼마나 우셨다고 하셨던가
난 외며느리로 명절때도 친정간다는 꿈도 못꾸고, 1년에 한번 여름휴가때 다녀오는게 다였다.
그 세월이 20년이 지났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감자가 나오는 봄부터 시작해서 여름에푸성귀들
가을에 곡식들,겨울에 김장배추까지 절여보내셔야 엄마의 택배가 끝이난다.
이렇게 보내 준 것들을 아까운 줄 모르고 먹고 이웃에도 인심을 썼다.
작년에도 보내주신 감자를 다먹지 못하고 봄에 싹이나서 버릴때 얼마나 죄송하든지
이젠 애들도 다 컸고 옛날 만큼 소비해 내지도 못한다.
난 또 이 푸성귀들을 버릴까 싶어 이웃들과 나누고, 오이피클,부추김치,얼갈이김치,깻잎장아찌를 만들고
감자도 열심히 찌고 부치고 먹고있다.
관절을 다쳐 잘 걷지도 못하시면서 자식 주려고 텃밭에 안마당에 이젠 부엌옆 자투리 땅까지 엄마의
텃밭이 되어버렸다, 엄마 고맙고 감사하게 하나도 버리지 않고 잘 먹겠어요.
이제 칠순이신데 8월16일이면 칠순생신을 맞이하는데 몸이 불편해서 벌써 부터 집안에서만 같혀 살 생각을 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파옵니다.
지금까지 내 살기에 바빠 엄마랑 무엇을 같이 해 본것이 없네요.
이번 겨울에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엄마랑 영화도 같이 보고, 온천도 다녀와야겠어요.
엄마와의 2박3일을 기대해봅니다.
HP: 010-7640-3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