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파마

 
 
"엄청 많이씩 뿌렸는데 이만큼이나 남네ㅠ."
 
 
 
 
주말에 어머니께서 파마를 하셨습니다.
손수 롤을 다 말으시고 제게 파마약으로 마무리를 원하셨죠
제가 너무 아껴가며 뿌렸는지 두바퀴를 돌았건만 아직도 반절정도가 남아있었습니다.
엄마는 기술이 좋으셔서 왠만한건 모두다 집에서 해결하십니다.
염색, 파마, 컷트,,
젊으실때 미용기술을 배우신적이 있거든요
저도 중학생땐 엄마의 '실험대상?'이 여러번 되었던 기억이 있죠
그래도 봐줄만 했답니다 ㅋㅋ
그땐 아직 어렸으니 그러려니 하고 다녔어요 ^^
 
파마할때 뒷쪽은 안보이기도 하거니와 팔이 안닿아서 누나를 찾으시죠
누나가 해드리기로 약속하고 외출을 하였습니다. 오후 4시 이전에 들어와 도와드리겠노라 약속을 하고 말이죠
하지만 감감무소식..
그래서 할수없이 제가 도와드렸지요
 
"그럼 그렇지. 들어오기만 해봐어디."
 
 
 
파마약..
다들 아실거에요. 그 지독한 냄새 ㅠㅠ
이런 일을 직업으로 갖고 계신 분들이 존경?스러울 정돈 아니지만 대단해보인다니깐요ㅎ
그것보다, 파마약의 고약한 냄새보다 더 신경쓰이고 눈에 띄는것이 있었습니다
얼굴을 가까이하고 뿌려야하다보니 더 선명하게 보이고 눈에 들어왔습니다
엄마의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들..
몇년전 안좋은 일의 연속으로 저희 가정을 책임지셔야 했던 어머니의 고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군요..
훌륭하신 어머니께선 저희 가정을 일으켜세우고 석사과정까지 밟으시고 지금은 어린이집 원장님하세요
터미널 옆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 어머니세요, 제 인생의 롤모델..
모든 일에 철두철미 하시거든요 ^^
아 -- 자기자랑이 돼버렸네요 ㅜ..
이게 아니구,,
마음 한켠이 좋지가 않아요 아직도..ㅠ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수 없다지만,, 흰머리라도 어떻게 해드리고 싶네요
어릴땐 흰머리 하나 뽑으면 50원 이었는데요
저녁에 날잡고 뽑으면 돈좀 벌겠어요 ㅎㅎ (장난;;)
엄마, 제가 대단하진 않지만, 지금은 비록 부족한점이 많지만 항상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
조금 이따가 파마 잘되는 약 뿌려드리러갑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밤이네요 ^^
 
전병국 010 3189 2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