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동네는 요즘도 감자로 축구하냐?
그도 그럴것이 제 고향은 손바닦 만한 다랭이 논 한 마지기도 없는 산촌입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버스를 타고 12년을 학교만 다니다가 지금의 딱 제 딸아이의 나이 22살에 철없이 결혼을 했지요.믿기 어렵지만 전 저의 시댁의 화목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결혼을 결심 했습니다.
너무 준비되지 않은 저에게 결혼이란 버거운 것이더군요.
4대가 한집에 산다는게 제가 화목하게만 생각했던 그런것보단 희생과 때론 세대차이를 극복해야만 가능 하다는걸 몰랐던거죠. 저는 말수가 적어지고 외국에 가야만 걸리는줄 알았던 향수병에 걸렸습니다.
그렇게 의미없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던때...12년을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저의 집에서 가까운 면소재지로 시집을 왔다는 소식을 다른 친구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이렇게 멀고 낯선 곳에서 친구를 만날수 있고 위로가 될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힘이 되던지...
저는 친구의 친정 집으로 전화를해서 번호를 알아냈고 주저없이 번호를 눌렀지요.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과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저...권인영씨 댁인가요?
그랬더니..전데요? 하는겁니다.
저는 웃으며 반갑다 애들은 몇이고 아들이냐 딸이냐 꼬치꼬치 물었죠.한참을 묻는 말에 대답을하던 친구가 대뜸 이러는겁니다.신랑이 서을에서 카센터를 하다가 사업이 어려워져서 가게를 정리하고 시골로 온거라며...묻지도 읺은 말을 하더니...지금은 형편이 어렵고 나중에 잘살때까지 친구들과 연락을 안하겠다는겁니다.
이런,황당하고 무안한 일이 다 있을까요?
얘 뭐니?정말?
그게 친구의 자존심이었을까요? 어쨌든 저는 서운한 마음에 연락을 하지않았고 그렇게 16년이 흘렀습니다.
작년 모교에서 열린 동창회를 처음 참석한 저는 인영이를 만났습니다.
서로 얼굴을 알아 본 그 순간 우린 야! 이 가시나야~!
다가가며 우린 그냥 웃었습니다.
참....친구란 지난일을 따질 필요가 없는 그런겁니다.
친구란 내 짐을 등에 지고가는 자 라죠?
사람들은 한때 서로 이율을 깊이 공유했던 소중한 친구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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