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탈때마다 라디오를 듣지만 사연을 보내는 건 처음있는일이네요..
지난 어버이날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이름은 생략해주세용) 색소폰을 배운지 4년쯤 되었습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색소폰을 배우고 있지요..
마침 어버이날 전날 교습이 있었는데 회원들이 어버이날에 부모님 앞에서 어머니 마음을 들려주겠다며 열심히들 연습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마음속으로 다짐했죠..
그래 나도 이번 어버이날엔 엄마만을 위한 색소폰 연주를 한번해드리자고..
그날 집에 돌아간 나는 남편에게 나 내일 엄마한테 색소폰으로 어머니마음 연주 해 드릴거야하고 말했죠.
그랬더니 남편이 약간 비웃는듯한 말투로 아이고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라도 쓰려구? 하는 거예요.
좀 마음이 상했지만 뭐 비웃든지 말든지.. 그래도 우리엄만 기뻐하실거라 생각하고 다음날 색소폰을 챙겨 교회를 갔어요.
예배가 끝나고 남편이 같이 갈데가 있다며 엄마를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왜 그러냐고 묻자 묻지말고 무조건 나오시라고 하기에 엄마한테 전화했죠..엄마를 태우고 달려간 곳은 왕궁의 꽃잔디 밭이었어요..
글쎄 그 곳에서 엄마를 위한 연주를 하라는 거예요.
그날은 어버이날이라서인지 아님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떨리기도하고 민망하기도하여 잠시 망설였지만 갑작스레 영문을 모르고 따라오신 엄마와 무조건 따라와봐하며 데려온 교회 후배앞에서 그냥 못한다고 발뺌할 순 없어서 악기를 장전했죠..
그곳에서 정말 떨리는 색소폰연주로 보리밭을 연주하고 조금은 마음을 가다듬은 후 어머니 마음을 연주했답니다.
후배와 남편은 잘했다고 하고 사람들이 지나가며 잘들었어요했지만 정작 엄마는 행여 딸이 틀릴까봐 마음 졸이며 연주가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 저보다 더 떨렸다고하시며 한숨을 쉬시는 거예요...엄마마음은 항상 그런거라면서...
어쨌든 그런 우여곡절속에 어머니마음을 연주해 드렸답니다 .
우리엄마도 조금은 기뻐하셨겠죠?
갑작스런 일이지만 오랫동안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을 어버이날의 작은 이벤트가 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