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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남편은 건축일을 하는 관계로 술 마실일이 잦습니다. 2~3일이 멀다하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새벽에 집에 돌아오기 일쑤랍니다. 제가 잔소리를 하면, 자기는 마시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마셔야만 한다고 합니다. 돈을 벌려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어떻게 술을 않마시고 일을 진행시킬 수 있냐며 도리어 큰소리칩니다. 이러니 허구헌날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취해서 오기가 일쑤지요. 음주운전하다 면허정지당하고 벌금을 물은적이 있는더라 대리운전을 즐겨합니다. 그것도 대리운전자와 함께 차를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차만 대리운전자가 몰고 와서 자동차 키를 경비실에다 맡기기 일쑤랍니다. 술 마신 다음날 자동차 키를 찾으러 경비실에 가면 경비실 아저씨들이 저보고 "어제도 사장님 약주하셨나봐요? 라고 합니다. 완전히 저희 아파트 vip 단골입니다.
창피한지는 아는지 차동차 열쇠는 꼭 저보고 찾아오라고 합니다. 술 마신사람 뒷처리를 제가 하고있으니 화가나지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꼭지가 돌정도 마시면 쉽게 잠이드는데, 어설프게 마시고 오면 새벽 1시고 2시고 3시고 국수를 끓여달라고 성화입니다.
끈적끈적한 땀냄새와 각종 악취를 다 풍기면서 "나 당신 사랑해. 당신도 나 사랑하지? 사랑해, 안해? 사랑하면 여기다 뽀뽀 좀 해봐"라고 합니다.
허구헌날 술마시고 늦게 귀가 하는 남편이 뭐가 이쁘다고 뽀뽀를 하고 싶겠습니까?
"사랑, 얼어죽을 놈의 사랑. 사랑! 사랑한다면 일찌감치 들어와서 잠이나 잘 것이지. 같이 술 마신 사람들은 집에 돌아와서, 당신 집에 잘 들어 왔냐고 확인 전화오더라.술 좋아하니까 끝까지 남아있다가 이제와서 무슨 국수야? 나를 정말로 사랑하면 밖에가서 국수 사먹고 와! 하지만 저희 남편 안아무인입니다. "당신이 끓여주는 국수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당신 음식 솜씨 좋으니까 우리 국수집 챙기자."
속에서는 천불이나지만 어쩔 수 없이 국수 끓여서 줍니다. 다음날 술에서 깨어나면 저의 잔소리가 시작되건만 평소에 말이 없는 저희 남편은 귀가 먹었는지 한 마디 댓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앞으로 술마시고 밤 12시 넘어서 국수 끓여돌라고 하려면 1만원씩 자진납부 해." 그랬더니 "좋아" 그러더군요.
그런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술자리를 같이 한 송차장과 최이사에게 "나는 술을 마시고 집에 가면 1만원씩 주고 국수 끓이라고 한다. 국수먹고 자면 속이 부대끼지 않아 다음날 좋더라. 그러니 자네들도 집에 가서 1만원씩 주고 국수 끓여달라고 해." 그리고 다음날 어떻게 됐는지 이야기 하자고 했답니다.
그래서 다음날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니,
송차장 마누라 왈; "내가 2만원 줄테니 나가서 사 먹고 와."
그리고 최이사 마누라는 "이 인간이 죽을라고 환장했어. 술 취했으면 곱게 잠이나 자."라고 했다더군요.
물론 의기양양해진 저희 남편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봐봐. 누가 늦은 시간에 국수 끓여줘. 그러니 살아있을 때 잘 해."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저 이제는 국수 끓이기 정말정말 싫습니다. 어떤 때는 일부러 매운 청량고추를 듬뿍넣어서 골탕 좀 먹이려고 하면, 어찌된 일인지 더 맛있다고 잘도 먹습니다.
정말 이런 고생시키는 남편 싫습니다. 언제나 식성이 바뀔 것인지..........
더위도 많이 타는 저는 이 여름철에 뜨거운 불 옆에서 국수 끓이기 싫습니다. 술을 끓으면 정말로 좋을텐데, 그럴 가능성은 눈꼽만큼도 없어 보입니다.
누가 저희 남편 입맛 좀 바꿔줄 수 없나요? 라면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