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첫째인 예림인 이제 열 여섯 입니다. 친구들은 중학교 3학년이죠.
지난 해... 몸이 많이 좋지 않아서 자퇴를 하고, 몸조리를 하며
검정고시로 중학과정 졸업을 취득했죠... 그리고 이어서 12월에 연합고사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얼마후 공부도 곧잘 하던딸은
고등학교과정도, 검정고시로 하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남편과 제 생각은... 친구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고등학교만큼은 정규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해서.. 떠밀듯 입학을 시켰죠.
올해 개학을 했고, 학교 생활도 잘하고 교우 관계도 좋은것 같아
내심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나더니
극심한 우울증 때문에 거식증까지 겪게 되더군요...
총명하고 똑똑했던 아이가 자신감도 잃고, 매사에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
많이 속상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뭐든지 다 뜻받아주고 해서 그렇다며 저를 원망하더군요...
딸아이가 법조계나 의료계쪽의 일을 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예림이는 미술을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도 뛰어났죠.
실제로 고등학교 진학해서 치렀던 적성검사에서도 전국 상위 0.4%에 드는
예술성을 가졌다며... 재능을 키워주는 게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구요.
그러던중 도대체 왜 학교생활을 힘들어 하는지 예림이와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자신의 적성이나 뜻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해야하는 자신이 너무 가치없고,
불쌍하게 느껴진다며 펑펑 울더군요...
이후로 집에서 건강을 돌보며 미술쪽으로 진로를 확실히 굳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에서 혼자 하숙하며, 미술학원에서
내년 수능을 준비하고 있죠...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싶다더군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있는 지금의 우리 딸은..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밝은 모습이라.. 가끔 집에 내려올 땐 기분이 좋답니다.
이론과 실기... 다 잘해야 하니, 훨씬 더 어렵겠지만
그 어떤 길을 가든 엄마와 아빠는 우리 딸을 응원한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보다 큰 세상에서 더욱 많은 걸 배우는 것도 좋지만,
건강도 챙기며... 한발 한발 차분히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림이 파이팅 !
이 마음이 전해져 평탄한 앞 날이 펼쳐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