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방송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절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고... 재밌는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전화걸어 말해줘여 직성이 풀리는... 그런 친구였죠...

착하디 착해서 늘 제게 베풀었던.. 그래서 저는 늘 받기만했던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러다 어느날사소한 문제로 사이가 어색해졌고,

그 일로 인해 6년이란 시간동안 연락없이 지냈습니다. 신기한 건...

지난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그냥 그렇게 그 친구없이도, 시간이 흐르더군요.

집안일하랴... 가게일 도우랴 정신없이 살았구요...

 

그러다 지난 달... 지업사인 저희 가게에 그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집을 사서 이사가는데...

도배를 알아보다보니, 제 생각이 나서 다른 가게는 갈 수 없었다네요...

몇 년 동안 남처럼 지낸 저를..

그래도 친구라고 찾아와주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간 제 자존심만 생각하고 소홀했던 친구에게

미안하고 부끄럽고... 먼저 손 내밀어준 친구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침 좋은 일...집 늘려서 이사간다고 하니, 어느 손님보다도 친절하게

장판과 도배지를 골라주고, 도배 날짜까지 정한 뒤 헤어졌습니다...

다음에 찐하게 해후하자며,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했죠...

 

그런데 물건을 가져다주기로 한 전 날... 친구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가 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니, 도배를 좀 미뤄야 할 것 같다더군요.

제 가게에 들러 장판을 골라놓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당장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6년만에 만나서 저에게 환하게 웃어주던 친구...

그녀의 얼굴이 온통 피멍으로 얼룩져있고,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겨우 눈인사만 나눌수 있었죠.

뭐하러 왔냐는 친구의 입모양에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상하게 제 탓 인것만 같더라구요...

제가 먼저 찾아가 손내밀었어도 했는데... 정말 사소한 말다툼이었는데...

삶이 버겁다는 이유로 연락 못했던 지난 세월이 후회스러워

며칠밤을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착한 내 친구 정순이가 하루 빨리 나아서,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친구들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미소가 예쁘던 친구... 그 해맑은 미소를 웃으며 다시 보고 싶습니다...

 

 

사연보내주신 이영자씨... 감사드립니다.